“65세 이후 보릿고개? 배당주 ETF로 넘겨요”
2023.10.14 05:59
수정 : 2023.10.14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어느 때보다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이야기가 들리는 요즘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전세계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최근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졌는데요. 국내 증시도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 랠리로 올해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기적인 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개별 종목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고 장기 연금투자자라면 꾸준한 주가 상승과 함께 배당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수익 높은 고배당 ETF? 은행·통신주 품었다
고배당 ETF란 대형주를 중심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은 고배당 종목들을 편입한 ETF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분산투자 효과입니다. 개별 종목의 △실적 저하 △유상증자 △배당컷 등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적합합니다. 현금 흐름을 챙기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싶은 장기 투자자, 연금 생활자라면 눈여겨봐야 할 상품인 거죠.
에프엔 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7월11일~10월11일) 사이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고배당 ETF는 'ARIRANG 고배당주' ETF입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주 ETF 중 자산 규모가 1919억원으로 가장 큰 ARIRANG 고배당주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19%를 기록했습니다. ARIRANG 고배당주 ETF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가운데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에프앤가이드 고배당주 지수'를 따릅니다.
수익률이 높은 배당주 ETF의 세부 종목을 살펴보면 우량기업, 은행주, 통신주 등이 많은데요. 금리, 환율 등 변수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은행·보험 등 금융주는 배당수익률은 높은데 주가 수준은 저점에 머물러 주가 상승 가능성도 남아 있죠. ARIRANG 고배당주 ETF의 비중 상위 종목도 기업은행, KB금융,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로 이뤄져 있고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도 삼성전자, 4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 HANARO고배당, KOSEF고배당도 은행지주, 통신주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죠.
■시황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하고 커버드콜로 배당률 높이는 ETF도
불안한 시장에 방어력이 돋보이는 상품도 있습니다. 시황 및 투자 트렌드에 따라 편입 종목을 조정하는 타임폴리오 ETF인데요.
예를 들어 미국발 금융 불안이 야기돼 금융주가 떨어지면 비중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배당 ETF지만 금융주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농심 등 올해 주가가 뛴 종목들을 주로 편입 중입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 중인 메리츠금융지주의 비중도 높은데요. 해당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41%로 ARIRANG 고배당주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고배당주를 담으면서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형 ETF도 있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지수를 매수하고 콜옵션을 매도해 주가지수가 상승할 때는 수익이 제한되지만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인데요. 국내 상장 옵션의 매도 프리미엄의 경우 비과세 수익에 해당해 분배금으로 지급 시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정하면 주가지수 상승을 따라가면서 옵션 프리미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최근 3개월 동안 8.12%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하이브리드형 ETF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상품입니다. 제일기획, KT, HD현대, GS 등에 투자하면서 코스피200콜옵션을 매도해 배당과 함께 콜옵션 매도로부터 생기는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연간 분배율·구성 종목 면밀히 확인해야
고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연간 분배율도 따져봐야 합니다.
분배율이란 주식의 배당수익률과 비슷하게 주당분배금을 ETF의 현재 가격으로 나눈 비율을 뜻하는데요. 현재 국내 배당주 ETF 중 연간 분배율이 가장 높은 상품은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로 11.66%입니다.
주의할 점은 같은 고배당주 ETF여도 구성 종목 등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률, 배당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걸 포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KB스타 고배당 ETF’의 경우 삼성전자의 비중이 매우 큰데요. 그 때문에 삼성전자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보다는 국내 투자상품이 하나도 없다는 분들이 ‘KB스타 고배당’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배당주 ETF는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배금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주식 등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을 때는 15.4%의 세율을 부과하지만,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배당은 당장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인출할 때 과세하게 됩니다. 따라서 만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는 이때 3.3~5.5%의 저율의 세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효율적입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