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는 희망고문"…삼성전자를 대하는 개미의 자세
2023.10.14 07:01
수정 : 2023.10.14 09:56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3분기 실적 좋다고 여기저기서 '9만전자' 전망이 쏟아지지만 희망고문일 뿐이죠. 오르는 날엔 무조건 팝니다."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자 개인 투자자들은 일제히 '팔자'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그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반복한 탓에 기다림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가 내리는 날엔 '사자'에 나서며 주가 향방에 따라 정반대의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12일 사흘간 4.40% 상승했다. 지난 10일 0.61% 상승을 시작으로 11일 2.71%, 12일 1.03% 급등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67조원, 영업이익을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돈 수치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매출액은 67조6120억원, 영업이익은 2조421억원으로 전망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부진 등으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 1,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000억원대에 그치면서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곧바로 물량을 내놨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0~12일 삼성전자 2215억원을 팔았다. 사흘간 순매도 규모 1위다. 하지만 전날 삼성전자 주가가 1%대 하락하자 다시금 '사자'에 나섰다. 전날 개인들은 삼성전자 51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편 증권가에선 '9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는 감산 효과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고,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서 분기별 수익성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했던 HBM도 4분기에는 가시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디스플레이는 신제품 효과가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