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24시간 내 110만명 대피 불가능..인도주의적 대가 따를 것"
2023.10.14 13:56
수정 : 2023.10.14 20: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앞두고 가자지구 주민 110만명의 대피를 요구한 데 대해 유엔은 "불가능하다"며 이스라엘군에 철구를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유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110만명에게 24시간 내에 대피하라고 하는 요구는 불가능하다며 이스라엘군에게 철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같은 대규모 대피는 "필시 인도주의적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비극을 재앙으로 바꿀 수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에게 남쪽 대피를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며칠 내 가자지구 내 대규모 군사작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격렬한 시가전이 펼쳐질 것임을 경고했다.
유엔은 24시간 내 이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한을 전날 0시 직전에 이스라엘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에서 가자지구는 가장 작고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 중 하나로 대피 시한이 촉박해 미처 피란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교전 속에 대규모 살상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이스라엘 통보 이후 이날 현재까지 남쪽으로 이동한 주민이 수만 명에 불과하다.
그 사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은 하루 새 25% 늘어 42만명을 넘어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며 민간인 보호를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가자지구의 무제한적 파괴가 끔찍한 테러 때문에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우군인 미국 역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이스라엘의 과격한 결정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 대처가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하마스를 공격할 때 전쟁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가자지구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지대 설치 방안을 이스라엘, 이집트와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 남부와 맞닿은 이집트의 라파 국경을 개방해 민간인 대피를 돕겠다는 구상이다.
가자지구 보건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900명이 숨지고 7696명이 다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