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나왔다니 잘해줘?" '아는 형님' 펼친 '예능 연고전'
2023.10.15 07:31
수정 : 2023.10.15 07:31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연고전, 고연전? 그들만의 이야기다.
지난 14일 밤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고려대학교 출신 김종진, 한석준, 정근우, 이승현과 연세대학교 출신 강수정, 손준호, 조정식, 이나연이 출연해 대학 라이벌전을 가졌다.
시작부터 신경전이 대단했다.
한석준은 "연대가 세브란스 병원이 훌륭하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 학교는 그런 거라도 잘해야 한다"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이내 손준호가 한석준이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고 밝히자 당황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한석준은 "대학원에 가려고 할 때 사람들이 너무 어려운 데 가면 졸업 못한다고 후진 데를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 이유를 설명하자, 서장훈은 "어쨌든 연대 재정 상태에 도움을 준 거다"라고 말하기도.
'환승연애'에 연인 남희두와 출연해 유명해진 이나연은 "남자친구도 연고전을 뛴 아이스하키 선수다, 나한테 섭외가 들어왔을 떄 자기는 왜 아니냐고 서운해 하더라"면서 "연고전에 응원을 갔을 때 '되게 잘 하는 선수다' 생각했는데 그 다음 해에는 여자친구가 돼서 응원을 갔다"라고 했다.
이승현은 "고대 영문과를 가고 과를 바꾸고 싶어서 다시 수능을 봤다, 연대에 지원해본 적이 없다, 굳이 하향지원은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라며 입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강수정은 "나는 숙명여고를 나왔는데 그때는 이대를 백명씩 보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너는 연대를 가야 한다'라고 해서 연대가 꿈이었다"라면서 "방송 분야에 연대 출신이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많다, 그리고 예전에 이순재 선생님을 인터뷰했는데 학교를 물어보셔서 '연대 나왔다'고 하니까 잘 해주시더라"라고 했다.
이날 연세대와 고려대라는 특정 집단의 공통점을 가진 출연자들의 라이벌전 콘셉트를 두고 시청자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의 '아는 형님' 콘텐츠에는 "예능 연고전이라는 콘셉트가 새로웠다"라는 반응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이 학교 사람들만 있나" "방송 내내 서로 잘 났다는 이야기만 하더라" "아무리 콘셉트라지만 서장훈이 너무 과하다" 등 거부감을 느꼈다는 댓글이 다수 눈에 띈다.
"연대 나왔다고 하니 이순재 선생님이 잘해주시더라" "고대끼리 서로 챙겨준다"와 같은 출연자들의 말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콘셉트도 과하면 거부감이 든다. 다양한 세대와 분야의 출연자들이 나왔음에도 시청자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는 부족했다. '아는 형님'은 대학시절과 청춘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지 못하고 그저 학벌을 유쾌하게 포장하는 것에 그쳐 씁쓸함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