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론 속 '김기현 중심 쇄신' 결정한 국민의힘
2023.10.15 21:48
수정 : 2023.10.15 21:48기사원문
(서울=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8명 총사퇴 카드를 14일 꺼내 들었다. 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는 차원이자 분출하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을 어느 정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장 당내에서는 선거 패배 책임론의 범위를 놓고 여진이 이어졌다. 임명직 일괄 사퇴를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꼬리 자르기' 등 비판도 나왔다. 일요일인 15일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은 김 대표 사퇴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책임론에 맞서 '중구난방 흔들기는 안 된다', '분열보다는 합심해야 한다'는 반박도 당내에선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선택할 길은 명확하다. 현실로 확인된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울 변화와 쇄신의 의지·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4시간이 넘는 마라톤 의총 끝에 현재의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당 쇄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당 혁신기구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어 변화와 쇄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당과 정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차가워진 민심을 다시 견인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사퇴한 당직자 후임 임명 방향도 밝혔다. "인선은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 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 임명될 당직자들은 영남·친윤(친윤석열) 인사 비중이 확연히 줄고,'수도권·중도층'을 겨냥한 인사들이 대폭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 인적 쇄신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강서구청장 보선은 비록 한 곳에서 열린 기초단체장 선거이긴 했지만, 내년 4월 총선의 승패를 결정지을 서울·수도권 민심의 양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윤석열 정부 남은 임기 국정동력 확보의 사활이 걸린 선거다. 이번 보선 참패를 민심의 경고장이자 쓴 약이라고 여긴다면 '이번 위기만 넘겨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론 곤란하다. 국민의힘은 그동안의 여당 역할을 되돌아보며 수직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당정관계의 변화, 나아가 국정 기조를 재점검하며 필요한 인적 개편 등 쇄신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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