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위해 특별법 제정해야"...이태원 참사 1주년 앞둔 유족, 기자회견
2023.10.16 15:43
수정 : 2023.10.16 17:32기사원문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등은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유가족, 종교인,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남인순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청년진보당 홍희진 대표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담했던 기억을 뒤로 한 채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도, 처벌받은 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정부 여당은 국민 159명이 희생당한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이를 왜곡하고 국민의 기억에서 참사를 지우려고 한다"며 "이에 오는 29일까지를 집중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유가족과 시민이 함께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 등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올해 안에 이태원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라"와 "이태원진상규명특별법 제정에 국민의힘도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남 의원도 "국회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시켰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안에 꼭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고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이태원 참사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국가가 무방비 상태로 대응한 국가에 의한 참사"라고 규정하며 "책임자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고, 진상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오송지하참사와 같은 안전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이태원 참사 생존자 이주현씨는 "지난 4월 이후 공식적인 치료지원이 중단됐다"며 "치료를 이어가려면 내가 피해자임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것들이 지쳤다"고 했다.
이씨는 "우리에겐 시건의 힘, 기억의 힘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은 이태원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 집중추모기간 동안 우리를 계속해서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1주기일인 오는 29일까지 매일 저녁 추모 행사를 한다. 추모제, 1주기 다큐멘터리 특별 시사회, 청년 100인의 대화모임 등이 열릴 예정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