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지도부 2기 본격 출범... 수도권 공략·당정대 관계 재설정 총력
2023.10.16 16:53
수정 : 2023.10.16 1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으로 임명직 당직자가 사퇴한지 사흘만에 국민의힘이 새로운 지도부를 일부 꾸렸다. 김기현 지도부 2기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수도권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채웠다는 평가다. 다만, 당내 의원들의 요구인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관계 재설정에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 등이 부재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운 지도부 인선을 의결했다. 정책위의장은 수도권의 3선 유의동 의원이, 사무총장은 TK출신의 재선 이만희 의원이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예지 의원이 지명됐고, 수석대변인에는 강원의 박정하 의원이 다시 한번 당의 입을 맡게 됐다. 이 외에도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수도권 재선 김성원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 역할을 할 조직부총장에는 함경우 경기 광주갑위원장이 선임됐다.
김기현 지도부 2기는 1기 지도부와 비교했을 때 친윤계 색채가 많이 빠진 모양새다. 1기 지도부에는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배현진·박성민 의원 등 친윤계 의원이 포진해 있었다. 2기 지도부에 이름을 올린 유 의장과 김 최고위원, 박 대변인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 인물로 평가된다. 김 대표의 인적쇄신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으로 분석된다.
2기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확인한 수도권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역안배 측면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유 의장과 김 원장 등 수도권 인사를 전진배치 시켰는데, 이전 지도부에 비해 영남권 인사를 줄이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김 대표는 새로운 지도부 인선에 대해 "수도권 인사를 전진배치하고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인사"라며 "철저하게 쇄신하고 변화하는 것만이 민심을 받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당내에서 당정대의 수직적 관계에 대한 목소리가 빗발쳤던 만큼, 김 대표는 이번 인선으로 당정대 관계 재설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당이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현안을 사전에 긴밀히 조율하는 방식으로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하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이 생기면 시정을 적극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이번 지도부의 변화가 인적 쇄신인지에 대한 의문과 당정대 관계 재설정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내 한 의원은 "이번 지도부 변화가 인적 쇄신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지난 의총에서 의원들이 당정대 관계 재설정을 가장 중요하게 언급했는데, 오히려 친윤계의 부재로 이번 지도부가 당정대 관계 재정립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