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문으로 가자지구 침공 연기? 러-중은 외교 해법 논의

      2023.10.17 16:09   수정 : 2023.10.17 16: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을 앞두고 중동 방문을 예고하면서 침공이 연기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견제하며 중동 내 세력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와 중국은 함께 손잡고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외교 해법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바이든의 이스라엘 방문 때문에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이 18일 이스라엘에서 정상회담 이후 요르단 및 이집트 정상과 연쇄 회동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8일부터 이날까지 가자지구를 봉쇄중이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14~15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날씨 때문에 일정을 미뤘다고 분석했다.

NYT는 바이든이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 방문 조건으로 지상군 투입 연기를 요청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군의 작전 준비 및 민간인 대피시간을 최대한 확보하여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 작전이 최소한의 인명피해로 끝나길 원하는 상황이다. 올해까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던 토마스 나이즈는 "바이든은 현재 자신에게 도덕적으로 권위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은 이스라엘 지원을 선언하며 그들에게 하마스를 분쇄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인도주의를 내세우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커비는 16일 늦게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이스라엘군에게 군사적으로 지시하거나 작전상 조건을 달지 않는다"며 양국의 작전 연기 합의 의혹을 반박했다.

만약 지상군 투입이 연기된다면 그만큼 외교적 해법을 위한 시간이 생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제 3회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상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에 도착했다. 푸틴은 18일 따로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동에서 이스라엘 사태 역시 논의한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외교적 고립에 빠진 푸틴은 16일 이스라엘을 포함하여 중동 5개국 정상과 연쇄 전화 통화를 하고 정전을 촉구하며 사태 중재를 자처했다. 같은날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해당 결의안에는 하마스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내용이 빠졌다. 푸틴은 지난 13일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봉쇄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중국도 이번 분쟁에 끼어들었다.
중국의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은 14일 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번 주 자이쥔 중동문제특사를 중동에 보내기로 했다. 왕이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과도한 자위권을 행사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16일에는 이집트 외교장관에게 전화 통화로 "중국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합법적 권리 회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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