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金장?' 배춧값 한달새 20% 뛰는데 정부 대책은
2023.10.19 05:00
수정 : 2023.10.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말을 앞두고 생활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배추, 파 등 재료 가격이 뛰며 서민들의 시름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모든 부처가 민생물가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쳐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는 모양새다.
김장철 코앞인데...내 월급 빼고 다 오르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평균 6587원으로 한달 전(5476원)보다 20.3% 뛰었다. 평년(5432원) 기준으로도 21.3% 상승했다. 평년 가격은 2018∼지난해 가격에서 최대·최소치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김장 재료인 파, 생강 등의 가격도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대파(상품)는 1kg에 4001원으로, 한달 전(3189원)보다 25.5% 올랐다. 1년 전(3238원)과 비교하면 23.6%, 평년(3451원)과 비교해봐도 15.9% 비싸다.
생강(상품) 1kg은 1만7466원으로 1년 전(8781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올랐다. 평년(1만82원)과 비교하면 73.3% 비싸다.
과일의 경우 봄철 이상저온과 여름철 폭염, 호우 등의 여파로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
사과(홍로·상품) 가격은 10개에 3만6139원으로 한달 전(2만9825원)보다 21.2% 뛰었다. 1년 전(2만6888원)과 비교하면 34.4%, 평년(2만3474원)보다 54.0% 올랐다.
업계는 올해 소금값이 김장 물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장마 이후 태풍 및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금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17.3% 뛰어 지난해 8월(20.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전쟁, 물가에 기름 부을 우려도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에 사용하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이달 하순부터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배추가 출하되면 배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재배면적도 평년 대비 2.6% 넓어 이번 김장철에 배추 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에도 9월 배추 한 포기 소매가가 1만원을 넘어서며 '금(金)배추'로 불렸으나 이후 재배면적이 늘어 김장철인 11월에는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과 할인 판매로 우선 김장 물가 상승 분위기를 잡아나간다는 방침이다. 배추의 경우 당장 이번 주부터 2주간 2200t을 집중 공급한다. 천일염은 이달 말부터 총 1000t을 50% 할인해 공급할 계획이다.
또 배추, 대파, 사과 등 12개 농산물에 대해서는 오는 19일부터 최대 30% 할인 판매를 지원한다. 쌀 신곡도 할인 판매를 지원하기로 했다.
망고 등 수입과일, 탈지·전지분유 등은 신규 할당관세를 추진한다. 치솟는 물가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또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민생물가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사태가 유가 상승을 부추겨 물가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아직은 유가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우리가 연말까지 전망하는 일반적인 물가 흐름(3.3%)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불안 양상으로 가면 전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제유가 흐름은 우리 경제 전반에 직접·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