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기업 엔비디아도 꽁꽁 묶은 美...美 반도체주 시총 100조원 증발

      2023.10.18 11:03   수정 : 2023.10.18 11:03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증시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이 17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00조원(약 730억 달러) 가까이 증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서다. 미국 상무부의 이번 조치 발표로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게 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잠정 규정으로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확정해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저사양 AI(인공지능) 칩의 대중국 수출 금지와 중국은 물론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 등에 대한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다.


이와 관련,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AI와 정교한 컴퓨터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조치가 발표된 후 엔비디아는 장중 한때 주가가 7.8%까지 급락하다가 전장 대비 4.7% 하락한 439.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크게 떨어졌다. 올해 8월9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이다. 또 AMD와 인텔도 1% 안팎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반도체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는 이날 약 730억 달러(약 98조8000억 원)가 날아갔다.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에 매각 예정인 VM웨어 주가도 6% 하락했으며 브로드컴 역시 2% 가까이 떨어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미 상무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가 엔비디아의 A800 및 H800 제품을 겨냥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10월 발표한 수출통제 잠정 규정에서 반도체의 자체 성능 및 다른 반도체와의 통신 능력을 기준으로 수출 통제 대상을 설정했다. 엔비디아의 첨단 제품인 A100의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용으로 사양을 일부 낮춘 A800과 H800을 만들었다.

엔비디아는 상무부의 조치에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는 제품 제작에서 모든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를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재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그들은 "상무부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실적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짚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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