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건창 하나은행 외환사업본부장 "플랫폼에 재미 더해 외환거래 문턱 낮췄죠"

      2023.10.18 18:10   수정 : 2023.10.18 18:10기사원문
"은행뿐 아니라 핀테크나 소액 송금업체까지, 외환시장에 참가하는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입니다. 외국환 리딩뱅크, 전문은행으로서 우리나라 외국환을 하나은행이 책임진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만난 진건창 하나은행 외환사업본부장(사진)은 "선두를 쫓아가는 것보다 선두를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려운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외환시장이 회복되는 상황에 영업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고 거래를 증대시킬지가 주된 과제다. 해외주식투자나 외환차익거래 등 환테크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진 본부장은 이를 해결해 나갈 세 가지 열쇠로 편리, 재미, 가격을 꼽았다. 진 본부장은 "일단 손님이 편리해야 한다.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하나은행은 'FX마켓'이라는 개인용 외환딜링 플랫폼이 잘 돼 있어서 거래량이 많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플랫폼은 매도, 매입 대신 '내가 팔면' '내가 사면' 등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환율 맞히기' 등 재미 요소도 첨가한 점이 특징이다. 오는 11월 리뉴얼 오픈 예정인데 스스로 투자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투자 일지' 기능이 추가된다. 증권사 플랫폼에서처럼 매수 시점 대비 현재 시점의 가격변동률을 계산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은행의 개인고객 외환거래 건수는 올해 9월 말까지 1046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0만건) 대비 87%나 늘었다. 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주로 환율변동에 따른 환테크 목적으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외환 관련해 손님이 쉽게 접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비대면 플랫폼이 성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은 기업고객의 외환거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출기업을 위해 1조원을 지원한다는 목표의 '수출은 하나론'을 지난 9월 출시했다. 이와 함께 정책기관 연계 수출금융지원에도 1조5000억원을 취급해 하반기 내에 총 2조5000억원의 수출기업 지원에 나선다.

국내 수출실적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수출입 관련 애로를 해소해 주고 업무능력 향상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금리, 환율, 환가료 우대 등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수출실적이 없더라도 무역업 고유번호를 갖고 있는 수출 준비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진 본부장은 이런 배경에 대해 "수출입 여신은 일반 대출과 조금 다르다. 항상 기초거래(underlying transaction)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이해하고 있다면 비록 기업계 '신파일러'라 할지라도 수출계약이 어떤지, 수입상이 어떤 기업인지 등에 따라 충분히 더 긍정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진 본부장은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 강화 △이종산업과 제휴 확대 등으로 '외국환 1등 은행' 타이틀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수출 네고 서류 자동작성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수출환 매입 플랫폼' 구축을 내년도 계획으로 밝혔다.


진 본부장은 "이를 위해선 기계를 학습시켜야 한다"며 "이는 그동안 거래량이 많이 축적된 하나은행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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