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연쇄살인범, 23년 전 성범죄 밝혀졌다..징역 10년 추가 선고

      2023.10.19 06:27   수정 : 2023.10.19 06: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연쇄 살인범에게 징역 10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23년 전 저지른 성폭력 범죄가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살인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점,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한 점을 고려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현재 복역 중인 확정판결과 이 사건이 후단 경합 관계에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00년 5월 경기 오산의 피해 여성 B씨가 사는 집에 침입했다. 그는 금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치자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사 기관은 흉기에 남은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지 못해 해당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이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대검찰청 형사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과거 미제 사건 수사 당시 확보한 신원 미상의 DNA와 2010년부터 구축된 DNA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DNA를 대조하는 등 전수 점검을 했다.

DNA데이터베이스는 2010년 7월26일 '디엔에이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수사기관이 구축해 운영 중인 유전자 정보 시스템이다.

경찰과 검찰은 이를 활용해 다른 사건으로 검거된 범인들의 DNA와 대조·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2011년 3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A씨가 진범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올해 6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A씨를 추가 기소했다.

앞서 A씨는 2010년 10월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으로 붙잡혀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2000년과 2001년에도 진주와 경기 성남에서 2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1987년에도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으며, 2002년에는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의 징역을 산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은 1심 형량이 낮다며 항소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원지방검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이 긴밀히 협력해 DNA가 존재하는 성폭력 장기 미제사건에 대한 전수조사와 DNA 재감정을 통해 범행 전모를 밝혀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줬다"며 "국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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