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고금리 대응 건전재정 지속...투자 늘리려면 법인세 내려야"
2023.10.20 17:25
수정 : 2023.10.20 17: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일 이틀째를 맞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는 법인·상속세 등 조세정책과 재정준칙, 그리고 첫날에 이어 세수오차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차 발생에 재차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세계 경제가 급변한 점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수습되지 않았다"며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건전재정' 두고 공방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에서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고 불확실 요인이 계속 있어 (정부가)여러 정책 대응을 면밀히 점검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 경제상황 대응에 활용할 외환 보유고 역시 아직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추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우리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서는 대외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세수 결손의 주요 대책 역시 환율 대응을 위한 외평기금 20조원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나왔다. 야당에서는 사실상 정부가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이에 “전혀동의할 수 없다”며 “아주 투명하게 법제도에 있는 범위 내에서 (운영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재부의 숙원 정책으로 꼽히는 재정준칙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 대비 3.9%다. 내년에도 재정준칙 기준인 3% 적자폭을 넘기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추 부총리는 "중장기 재정 운용 계획에서 점차 준칙 기준에 맞춰지는 것"이라며 "내년에 한시적으로 재정적자 비율을 3% 높게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증가율을 감소 전환하기보다 한시적으로 적자폭을 늘렸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 전액을 삭감한 내년 지역화폐 예산 역시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추 부총리는 “국가가 현금 살포식으로 보조금 주듯이 전방위로 (투입)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지역화폐를 (국가 재정을 투입해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일축했다. 세수 결손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어려움 역시 "큰 틀에서는 지출에 문제가 없다는 게 저희가 점검해 본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자감세 지적에도..."법인세 내렸어야"
추 부총리는 “법인세를 더 낮췄어야 했다”며 "법인세 감세는 투자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세법 개정 당시 법인세율 인하안은 '부자감세' 지적에 직면했다. 종전 22% 수준 원복 대신 구간별 1%p를 내리는데 그쳤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제안한 대로 낮췄다면 더 시간이 지나면서 가시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때 1%p만 조정한 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상속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상속세가 전반적으로 높아 개편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선 큰 틀에서 공감한다”면서도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작업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부의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민감한 부분이 남아 있는 만큼 상속세 전반보다는 유산취득세 전환 문제가 우선이라고 보고 용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유산세를 '유산 취득세'로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해오고 있다. 유산 금액 전체에 세금을 물리기보다 실제 각 상속인이 손에 쥐는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상속세 관련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