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빌리기도 힘들다”...‘반토막’ 난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2023.10.22 14:45   수정 : 2023.10.22 14: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올해 3·4분기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년 동기보다 절반 넘게 감소했다. 조달비용 급등에도 민간 중금리대출의 금리 상한이 고정돼 역마진 우려가 생기자 저축은행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차주당 평균 대출액이 늘어나는 등 급전 마련 수요는 여전하지만 예금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은 더 늘어날 예정이라 올해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규모는 더 감소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대출, 1년 새 '54.7%' 감소


22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4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총1조4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1436억원) 대비 54.7%(1조7201억원) 급감한 수치다.
올해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액은 1·4분기(1조6685억원)와 2·4분기(1조6752억원)에도 전년 대비 각각 39.5%(1조877억원), 50.4%(1조7003억원) 감소했는데 3·4분기 들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공급처도 줄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한 곳은 지난해 3·4분기 33곳에서 올해 27개까지 줄었다.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건수도 같은 기간 19만4836건에서 8만6025건으로 55.9%(10만8811건) 대폭 감소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점수 하위 50% 개인차주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대출이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금리 상한 요건(17.5%)을 충족한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 대출에 대해 대출액의 150%를 영업구역 내 대출로 인정하고 있다. 영업 구역내 대출 비율을 4~5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경우 규제를 준수하기 수월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6%까지 오른 예금금리 탓에 조달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자 저축은행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 수신금리 인상에도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자 '역마진' 우려에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이다.

■"대출 수요는 여전한데..." 조달비용 증가에 공급액 더 줄어든다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이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지만 대출수요는 더 올라가는 추세다. 차주당 평균 대출액은 지난해 1·4분기 1145만원에서 올해 1·4분기 1510만원까지 늘었고 올해 3·4분기에는 1655만원까지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16.3%에서 17.5%로 1.2%p 상향 조정했음에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면서 평균 대출액이 늘어난 것이다.

저축은행은 정책 중금리 상품 ‘사잇돌2’의 공급을 그나마 늘리고 있으나 민간 중금리 대출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다. 올해 3·4분기 사잇돌2 대출 공급 총액은 3540억원으로 민간 중금리대출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SGI서울보증과 연계해 취급하는 사잇돌2의 경우 정부가 원금을 전액 보증하는 상품으로 민간중금리 대출에 비해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다. 다만 저축은행이 취급 시 보증료를 내야 해 수익성이 크지 않아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

저축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터라 향후 민간 중금리대출을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만기 12개월)의 최고금리는 연 4.6%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4.6%를 기록한 건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상승한 만큼 대출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민간 중금리 대출은 상한이 17.5% 제한된 상태라 취급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부실 우려 때문에 대손 비용도 높은 편이라 연말 최우선 과제가 리스크 관리인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향후 취급 규모를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