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러시아 北대사, 美 우크라이나 지원 비난 셈법은?
2023.10.23 15:18
수정 : 2023.10.24 09:14기사원문
■北, 북러 무기거래 희석.. 핵강국 지위 과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우 전쟁과 이-하 전쟁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려 의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국제 사회를 상대로 "북러 무기거래를 대한 관심을 희석·분산시키고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려는 특유의 적반하장식의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선전선동술의 일환"이라고 지적하고 "북한 자신의 상대가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핵강국으로서 국제적 지위를 점진적으로 획득하는 회색지대전략의 기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관영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논평에서 "미국의 편견적이며 의도적인 부추김으로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살육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에이태큼스를 납입한 궁극적인 목적이 "우크라이나를 통한 대리전쟁을 지속해 유럽나라들의 전반적 국력을 소모 약화시켜 미국에 더욱 철저히 의거하게 만드려는 흉심"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수치스러운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부, 국방부 장관들이 잇달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핵 추진 항공모함을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한 것을 두고 "전쟁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는 점도 지적하고 비난했다. 당시 미국은 결의안 초안에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통신은 미국이 "중동 사태의 악화를 막을 자그마한 기회마저 깡그리 말살했다"며 "이번에도 역시 그 어떤 독자적 사고와 줏대도 없는 열성 옵서버 유럽동맹이 미국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미국과 유럽을 싸잡아 비판했다.
■北 러시아의 편서 미국 비난, 러 첨단기술 획득 관련 레버리지 확대 셈법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러한 비난에 나선 전략적 셈법에 대해 우선 "북러 무기거래를 대한 관심을 분산시켜 불법거래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성사진 등을 통해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처벌을 단행할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유라시아 전장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뿐이 아니라 미국도 그러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했다.
반 센터장은 "최근 북한은 국제적 사안이 사사건건 자신의 입장을 내놓으며 수사적 강압까지 행사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핵강국으로서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북한대사가 관련 발언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성격이 담겨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의 편에서 러시아를 위해 미국을 비난함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는 러시아에서 첨단기술을 받아내는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셈법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부지불식간에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당사국에서 배제되는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한반도 의제뿐 아니라 국제적 사안에서 주도권을 장악해야 남북관계, 핵문제 해결에서 주도권도 갖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며 "주도권 장악 경쟁에서 전략적 선점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도를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