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로 위기 돌파… JY 리더십 ‘뉴삼성’ 기틀 다졌다

      2023.10.22 18:20   수정 : 2023.10.22 18:20기사원문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합니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합니다.

"

지난해 10월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투자를 외쳤다.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없이는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취임사 곳곳에 깔렸다.

이 회장의 공언대로 취임 후 1년간 행보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요약됐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시스템반도체·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줬다. 국내외 현장을 발로 뛰는 광폭 행보를 통해 '뉴 삼성' 비전 실현 전략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다.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실적악화에도 사상 최대 투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액은 14조5000억원이다. 2·4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DS)부문에만 전체 투자액의 93%가 넘는 13조5000억원을 쏟았다.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6000억원을 투입했다. 상반기 누적 시설투자액만 25조3000억원에 달한다. 2·4분기 연구개발(R&D) 투자도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에 이어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2500억원)보다 15.2% 증가했다. 올해 2·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6700억원의 10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이며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은 오는 2026년까지 국내 360조원을 포함한 총 450조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또 경기 용인에 2042년까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끈질긴 투자도 '수주 대박'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0월 기준 누적수주액 2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수주액을 찍은 2020년(1조9000억원) 기록을 올해 반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올해 매출 전망치도 기존 3조5265억원에서 3조6016억원으로 상향했다.

■지역일자리 창출, 인재육성 지원 강화

이 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협력사,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도 다지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의 국내 행보를 보면 지방사업장 방문 일정이 대부분이다. 지역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삼성의 지방사업장과 협력사 및 지역 중소기업은 해당 지역 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려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사업장에 대한 투자, 협력사와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공식방문한 곳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회사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중소기업을 찾았고, 올해 2월에는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방문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상생경영 기치 아래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의 거점별 설치에 나서는 등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후 SSAFY 광주캠퍼스, 부울경캠퍼스, 대전캠퍼스를 연이어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역방문 행보는 지방에 소재한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시에 지역 투자와 연계한 지방산업 경쟁력 강화 및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미래 동행' 철학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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