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감기약' 먹어도 안 난 뜻밖의 이유..2억개 팔린 감기약의 배신
2023.10.23 09:03
수정 : 2023.10.23 09: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감기약에 들어가는 코막힘을 완화해주는 성분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서는 이 성분이 들어간 제품만 100개가 넘는다. 미국에서는 이 성분 감기약이 한 해 2억개 이상 팔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약국 체인 CVS 헬스는 페닐에프린(phenylephrine)이 주요 성분으로 함유된 경구용 감기약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지난달 미 식품의약국(FDA)의 일반의약품 자문위원회가 페닐에프린 성분이 경구 복용 시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페닐에프린은 코 안쪽의 혈관을 수축시키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알약과 시럽, 코막힘 치료약 등에 쓰여왔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하는 감기약 상당수에 이 성분이 들어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페닐에프린 성분이 포함된 일반의약품을 검색하면 110여개가 나온다.
이 성분 약에 대한 우려는 지난 달 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왔다. 자문위원회는 페닐에프린 단일 성분의 약을 복용하더라도 비강충혈 완화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만장일치로 내렸다.
미 FDA는 효과가 없음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경우 페닐에프린 성분이 함유된 약에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제품 겉면에 붙이도록 되어 있는 ‘효과 안내 문구’를 붙이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식약처는 아직까지 이 페닐에프린 성분 감기약에 대한 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 FDA 일반의약품 자문위원회의 결론은 최종 행정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며 “식약처도 해당 성분 의약품의 국내 사용 경험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 논의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향후 조치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FDA 자료에 따르면 페닐에프린이 함유된 복용약은 지난해 미국에서 2억4200만개 팔린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