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소비자물가상승률 여전히 목표치 상회, 상당기간 긴축 지속"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상당기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물가목표수준(2%)을 상당폭 상회하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에 대해 "경기의 경우 소비회복세가 다소 약한 모습이나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라며 "내년에도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부문의 부채 증가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가계와 기업 부문의 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불균형 확대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코로나19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저금리 대출 △경기부진 및 경기민감 업종의 지방중소기업 지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을 이어갔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안전판 역할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뱅킹 확산 등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한국은행 대출제도를 개편했다"면서 "은행에 대한 상시대출제도인 자금조정대출의 적용금리 하향 조정, 적격담보 범위 확대 등 접근성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채권을 적격담보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달 초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은행권 등과 협력해 다양한 CBDC 활용사례를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 계획을 수립·공표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녹색금융과 친환경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을 원활히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의 활용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라며 "한국은행 조직과 구성원의 동반 성장을 통한 조직역량 강화에도 힘써 나갈 것"이라고 했다.

[e-mail]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