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미 "불쌍한걸까 나쁜걸까…'최악의악' 의정 연기하며 혼란"

'최악의 악' 임세미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악의 악' 임세미가 다면적인 캐릭터를 그리면서 겪은 혼란을 털어놨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최악의 악'(극본 장민석/연출 한동욱)에서 유의정 역할로 열연한 임세미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임세미는 유의정 역할을 맡아 경찰이자 조직에 잠입하는 남편 준모를 두고 혼란한 심경을 겪는 심리를 그렸다. 조직의 보스인 기철(위하준 분)의 마음을 알면서도 복잡한 관계도 속에 빠지고 마는 인물이다.

-다양한 감정선을 가진 인물인데, 중점은 둔 부분이 있나.

▶미묘한 상황에 놓인 역할이다. 확신을 가지고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혼돈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싶었다. 리허설을 하고 현장에 와서 보니까 역시 쉽지 않은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준모(지창욱 분), 기철(위하준 분)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수사와 작전으로 그 상황에 임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서 보면 다른 감정도 섞여 있지 않을까 생각한 부분도 있었다. 저희 스태프들 사이에서 '의정이 나쁘네' '의정이 불쌍하지'라는 의견으로 갈리더라. 그런 점이 흥미로웠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나도 혼란스러웠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파국으로 사건이 이어지면서 복잡해져가는 감정을 가지고 갈텐데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다. 준모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게 맞나,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의정이도) 나만의 열망이나 야망이 가족 안에서도 있었던 것 같더라. 예전에 풀어내지 못한 기철과의 감정도 남아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표현해야 할 게 많은데.


▶처음에는 '강남연합 친구들이 고생한다, 저는 하는 게 없네요' 하면서 현장에 왔는데 정말 혼돈이 오더라. 어렵다는 마음이었고 이게 인생사가 아닌가 싶었다. 나도 인생을 살면서 매일 어렵다고 느낀다.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내일이 되면 그게 아닐 때도 있더라.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는 다른 역할을 맡아서 부담은 없었나.

▶부담이 있었지만 해보고 싶었다. 내가 코미디에 어울리거나 그렇게 봐주시는 것도 다 감사했다. 나는 진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이에 맞게 산다고 생각했는데도, 이 작품은 40대에 의정을 만났으면 더 잘 알았을까 고민도 되더라. 이렇게 고민하게 만난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두 남자 사이에서 큰 사건 사이에서 내 행동이 중요한 임무의 키가 되기도 한다. 감정선을 흔드는 인물이 되는데 찰나를 미묘하게 가져가는 게 끌렸다.

-의정이는 어떤 사람인가.

▶순진무구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기억에 남는 여성이기는 한 거다. 팜므파탈이나 어떤 특정한 단어로 표현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의정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가고 싶은 걸까. 어떤 방식을 사용하고 싶은 걸까.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의정은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것일지 알고 있을까, 그런 점에 집중하면서 봤다.

-강남연합 사무실 액션에서 액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경찰로서 뭔가를 보여주는 건 여기다' 생각하고 액션스쿨에서 준비도 하고 갔는데 의정이가 능동적으로 나오는 장면은 편집이 됐더라. 그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그려나가는 상황에서 의정은 절대적으로 보호를 받은 느낌으로 피가 안 묻고, 해련도 깔끔하게 나온다. 이게 더 보시는 분들에게 이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나온다.

-사무실에서 위기를 겪은 후 의정이가 느낀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필이면 그 많은 것을 다 바라본 상황이다. 찰나의 순간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준모에 대한 생각이 컸을 거다.

하루종일 기철과 함께 했지만 경찰복을 입고 둘이 서있는 사진 속 준모의 얼굴을 매만지지 않나. 피묻은 손으로 만져서 얼굴이 빨개지더라. 그게 많이 상기됐다. (준모가) 이렇게 사람들 해치면서 나아가는데 나라는 사람 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다 망친걸까 하는 생각을 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