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에 첫 공장 건설… 전기차로 오일머니 캔다

      2023.10.23 19:17   수정 : 2023.10.23 19:17기사원문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산 5만대 생산 규모의 첫 중동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동의 전기차 제조 허브'로 만들고자 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중동 구상'을 가동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사우디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최대주주인 미국 전기차 기업 루시드가 전기차 반조립공장 가동에 돌입했으며, 대만 폭스콘도 사우디 자본과 합작해 전기차 제조를 추진 중이다.



■2026년 양산…중동 점유율 상승 기대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정의선 회장,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 반제품조립(CKD)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측은 2024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사우디 킹압둘라경제도시(KAEC)에 연산 5만대의 자동차 조립(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반제품 형태로 반입, 최종 완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대상 차종은 전기차, 내연기관차 모두 포함한다. 총투자규모는 5억달러 이상으로 양측 공동 투자로 진행된다.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를 보유한다.

공장이 들어설 킹압둘라경제도시는 사우디 서부, 홍해에 인접한 계획도시로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이 있는 제다로부터 약 100㎞ 떨어져 있다.

사우디 정부가 전략적으로 전기차 생산기지로 키우고 있는 지역이다. PIF가 대주주로 있는 루시드가 지난달부터 이곳에서 전기차 조립공장이 생산에 돌입했다. 애플의 아이폰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사우디 펀드와 손잡고 2025년 첫 출시를 목표로 자동차 제조 합작사 '시어'를 설립했다.

■현대차, 중동 '지렛대 효과' 노린다

사우디는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자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란 국가발전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 중 전기차 등 자동차 공장 유치는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으로 불리는 세계 1위 갑부인 빈 살만 왕세자의 숙원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산 5만대 규모의 반조립공장이란 점에서 공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사우디의 '숙원사업'을 들어준 만큼 네옴시티 참여기회 확보 등 현대차그룹이 누릴 지렛대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사우디(현대차 점유율 2위, 1위는 도요타)를 비롯한 중동, 나아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판매영토 확장도 주목된다. 2030년 전후로 중동의 전체 자동차 수요는 연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32년까지 총 55만대(현대차 35만대, 기아 21만대)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14개국에서 판매한다는 게 정 회장의 구상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사우디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는 "현대차와의 협력은 사우디 자동차 생태계 육성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자동차 공장 합작건과 더불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 프로덕트 쿼드, 사우디 공영버스업체인 SAPTCO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SAPTCO에 수소전기버스를 판매·대여하기로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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