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종목 담았다 피해본 연기금, 이번엔 영풍제지 ‘유탄’
2023.10.24 18:13
수정 : 2023.10.24 18:13기사원문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 주가는 올해 초부터 하한가를 맞기 전까지 814.76% 뛰었다.
눈에 띄는 것은 연기금의 수급이다. 연기금은 영풍제지의 주가가 본격 치솟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76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체 기관 투자자들이 사들인 금액(23억원)의 3배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30억원), 투신(-1억원), 사모(-3.6억원) 등은 주식을 팔았다.
연기금의 매수 행렬은 지난달에 두드러졌다. 9월 6~26일 16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지속하며 61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앞서 연기금은 CFD 사태와 관련된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삼천리 등 도시가스 종목들에 대해서도 하한가 직전까지 대규모로 투자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6월부터 이들 종목을 사들이기 시작, 매도 물량이 쏟아지기 전인 올해 4월 21일까지 △대성홀딩스 528억원 △서울가스 462억원 △삼천리 396억원 등 총 1386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삼천리 주식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해 1월 27일까지 40거래일 연속 순매수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연기금이 이들 종목을 대규모 사들이는 동안 주가는 △대성홀딩스 113.28% △서울가스 124.76% △삼천리 212.89%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중형주지수 등을 벤치마크로 하는 연기금 위탁 운용펀드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과정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기금이 영풍제지 투자에서 일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각 종목에 대한 위탁운용 규모는 파악이 어렵다"고 전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영풍제지 등과 같이 지수에 신규 편입되거나 비중이 확대된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 (매니저들은)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라면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정 운용사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