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후반부…'이재명 재판 배당·공기업 낙하산 인사' 공방(종합)
2023.10.24 20:00
수정 : 2023.10.24 20:00기사원문
[서울=뉴시스]최영서 신귀혜 기자 = 여야는 국정감사 12일 째인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 맞붙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에 대한 야당의 지적도 이어졌다.
국회는 이날 오전부터 법제사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10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재명 재판 합의부 배당'에…여 "재판 지연 꼼수" 야 "여, 사법부 압박"
서울중앙지법 등 수도권 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이 형사합의33부에 배당된 것에 대해 '재판 지연을 위한 꼼수'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형사합의33부에는 이재명·정진상 두 사람이 피고인으로 있는 백현동·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이 있다"며 "반면 위증교사 사건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저지른 행위이고, (다른 사건들과) 피고인도 다르다"고 했다.
이어 "결국 법원이 이 대표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꼼수'로 사건을 배당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위증교사 사건을 병합하면 복잡한 사건이 되기 때문에 언제 재판이 끝날지 모른다"며 "형사합의33부가 형사법 9조에 따라 다시 단독 판사한테 사건을 이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이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 중립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거나 국민에게 불신받을 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야당은 재판부가 독립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국정감사에서의 질의 등을 통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고 반발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입법부가 진행 중인 수사나 재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공정해야 될 재판이나 수사에 관여하는 게 될 수 있다"며 "집권, 여당의 경우에는 정치적 압력으로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그것이 판결 내용일 수 있고 증인을 많이 부르냐, 적게 부르냐 또는 병합 절차를 하느냐 마느냐일 수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김영배 의원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 위증교사는 소명이 됐다는 식으로 써놓아서 그런 것 같은데 자기한테 불리한 부분은 쏙 빼서 법원을 압박한다"고도 지적했다.
대신, 야당 법사위원들은 검찰이 이 대표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법원이 영장 발부를 남발했다고 주장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람들이 727일간 320여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이 대표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법인카드가 잘못 사용됐다는 이유로 129곳을 압색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에너지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여야는 상대 정권 탓
산자위는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에너지공기업 부실경영 사태에 각각 전현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이 고위직 임원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토대로 좌천성 인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채 전 사장이) 1,2급 직원들 모두 26명을 무보직으로 발령했고 채희봉 개인과 가까운 측근들은 3급에서 1급으로 승진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들은 농구팀장, 농구감독으로 거액으로 고용했다"며 "채 전 사장이 인사권 전횡을 일삼는다는 내부 소문이 사실"이라고 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낙하산이든 보병이든 전투만 잘 하면 되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만 잡으면 된다고 했다"며 가스공사 채희봉 전 사장도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라고 보탰다.
권 의원은 "채 전 사장이 탈원전 주역이지 않나. 그랬다가 우리나라 에너지 관련 사업이 절단 나고 전기요금 폭등 원인 제공하고, 한전이 적자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낙하산 카르텔'이 산업부 산하기관에 몰려있다며 관련 인사들의 정당 이력을 조목조목 따졌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집권하면 낙하산 인사 안 한다는 얘기를 여러차례 했다. 그런데 엊그제 한국관광공사 이재현 부사장은 낙하산 자랑을 세 번이나 하더라"라며 "최연혜 사장은 가스공사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본인이 낙하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또 가스공사의 강진구 상임감사가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이고, 박상호 비상임감사가 국민의힘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였던 점을 거론하며 "임원진이 비 전문가로 구성됐는데 가스공사 미수금 적자 15조6000억원의 개선이 가능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최연혜 사장에 "여당 의원들이 '농구단 감독에 고교 동문을 앉혔다, 학연이다' 이런 비판을 많이 하는데 동의하나"라고 묻자 최 사장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친구를 헌법재판소 소장으로 지명했는데,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복귀' 이재명, 채상병·홍범도 흉상 질의…"군, 정치적 논쟁 연루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귀 후 처음으로 출석한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해병대사령부·해군본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이 대표는 해군본부 국감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이에 따른 해군 잠수함인 '홍범도함'의 함명 변경 여부를 추궁하며 "군이 정치적 논쟁에 연루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 정권에서까지 홍 장군의 치적을 인정하고 흉상을 만들고 홍범도함이라는 함명을 제정했다"며 "홍범도함 폐지를 검토하거나, 검토 지시가 내려오면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총장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해병대 국감에서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향해 "박정훈 전 수사단장을 항명으로 규정하고 기소한 것이 '정당하다',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 말할 수 있느냐"며 "상관 명예훼손으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는데 그것은 옳은 행위였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사령관은 "(박 전 수사단장이)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긴 것은 명확하다"면서도 "법적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이야기하는 게 옳지 않다"고 밝혔다.
◆과방위, 삼성·SK텔레콤 임원 참고인 채택 합의
과방위에서는 우주항공청 설립 및 R&D 예산 삭감 문제가 논의됐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책 연구원·단체 대상 국정감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저흰 적극 환영한다는 의사를 처음부터 밝혀왔다"고 답했다. 장제원 위원장도 "항우연이 우주항공청 설립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는데, 새로 신설된 우주항공청에서 R&D를 기획하고 개념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항우연은 어떻게 보고있나"라는 등 관련 질의를 거듭했다.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 여당은 비효율적인 예산을 줄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야당은 PBS(연구과제중심제도) 등 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한편 여야는 오는 27일 종합감사에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과 한명진 SK텔레콤 최고전략책임자를 부르는 데에 합의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통신비 인하와 관련한 질의를 위해 출석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면서다.
장 위원장은 "가계통신비와 관련해서 관련 업체에 대표가 아니더라도 경영진 등을 참고인을 불렀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며 "통신비 인하는 여야가 아닌 정책의 문제로, 기업들에게 과방위원들이 통신비 인하를 촉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youngagain@newsis.com, marim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