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수천만원, 왜 내가 갚나" 박사 딴 남편과 이혼 재산분할은
2023.10.26 04:30
수정 : 2023.10.26 11: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편과 이혼을 앞둔 여성이 남편의 학자금 빚을 자신이 함께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5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대학에서 만난 남편과 10년 가까이 연애하다 결혼했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그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면 월 소득이 늘어나고 사내 진급도 빨리 될 것이라며 A씨를 설득했다.
결국 A씨는 남편의 대학원 진학을 허락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비로만 수천만원의 빚을 졌다.
남편이 박사 학위를 받을 무렵에 A씨는 가정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결혼 초기부터 시댁과 크고 작은 일로 갈등을 빚어왔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시댁 문제로 남편과 크게 다툰 A씨는 '무조건 며느리인 네가 참아야 한다'는 남편 말에 머리끝까지 화가 났고, 그 길로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서 지냈다.
별거 생활은 길어졌으며, 결국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재산분할 과정에서 남편은 학자금 대출금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대학원을 마쳤다고 해서 저희 살림이 눈에 띄게 나아진 것도 없다"며 "이혼하면서 남편 몸값 높이는데 든 돈을 채무로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사연을 들은 유혜진 변호사는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된 상태에서 남편이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학자금 대출은 남편의 개인적 채무가 되므로 아내가 갚아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A씨는 남편의 대학원 진학을 허락했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 채무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말했다.
이어 "다만 남편의 학자금 대출 채무가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면, A씨가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조금 더 기여했다고 봐야 형평에 맞을 것"이라며 "법원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A씨의 기여도를 참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