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박근혜-인요한, 나란히 박정희 추도..보수통합 메시지

      2023.10.26 14:16   수정 : 2023.10.26 14: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출신 전현직 대통령, 그리고 당 혁신위원장이 나란히 섰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 메시지를 발신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44주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고,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함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했던 잘 사는 나라가 이뤄지고 있는 걸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며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식 이후 17개월 만에 만나는 윤 대통령이 자리한 가운데 현 정부를 공개적으로 독려하는 발언인데, 그간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기에 주목된다. 보수통합의 신호탄이라 여겨지는 배경이다. 그간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됐던 수사를 맡았었고,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들을 주로 중용한 터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 전쟁을 겪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 간절한 시절도 있었다”며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의 꿈은 모두 같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 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순방을 마치자마자 참석한 것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한강의 기적이란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국민의힘 지도부 중 눈에 띄는 이는 단연 인요한 혁신위원장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총선 위기감에 꾸려진 혁신위를 이끄는 인 위원장은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하며 윤 대통령과도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위는 이날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하고 본격 가동됐다.

다만 이 자리에서는 인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예의를 갖추라”며 말을 아꼈다.

김기현 대표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사저 방문 이후에도 비공개로 만난 바 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보수통합 메시지에 더욱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대표는 추도식 이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정희 대통령 서거일을 맞아 숙연한 마음으로 추모식에 다녀왔다. 가난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 발전 업적을 다시금 되새긴다”며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든 리더십을 발전적으로 승계해 국민의힘은 당당한 대한민국, 행복한 국민의 나라를 만드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은 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 2주기이기도 하다.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탈권위주의를 실천하고 민주사회로 가는 과도기를 혼란 없이 이끈 노 전 대통령의 업적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요한 혁신위를 거론하며 “혁신에 임하는 우리 자세가 중요하다”며 “구성원 모두가 당의 혁신을 완성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변화와 쇄신에 동참하라”고 독려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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