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마련 뼈 빠지는데...“분양가 절반이 건축비이네요”

      2023.10.29 14:15   수정 : 2023.10.29 14: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건축비가 분양가의 절반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으로 비용이 급증한 만큼 분양가에 전가되지 않고 있어서다.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할 경우 자칫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비용부담이 커질 수록 건설사들의 고심은 깊어지는 분위기이다.



29일 파이낸셜뉴스가 올해 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된 단지들의 건축·토지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전용 84㎡ 최고가를 기준으로 분양가 상한제 단지 3곳과 올들어 분양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광명 및 동대문 각 2곳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우선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의 경우 총 가격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대를 넘어섰다. 단지별로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국민)'의 경우 84㎡ 최고 분양가는 4억8120만원이다. 이 중 건축비는 3억2703만원으로 비중이 무려 68%에 이른다.


청약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 검단신도시 내 상한제 단지도 마찬가지이다.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 대비 건축비 비중은 58.0%다. '검단신도시 AB19블록 호반써밋'도 건축비가 3억2656만원으로 최고 분양가(4억9860만원)의 65.5% 수준이다.

상한제 주택은 감정평가된 택지비(토지비)와 정부가 고시한 기본형건축비(공사비)를 더해 산정한다. 분양가격을 좌우하는 기본형건축비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6.7%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세 차례 3.74% 오르면서 건축비 비중이 뛴 것이다.

일반 아파트도 분양가격에서 건축비 비중이 절반까지 올라왔다.

실제로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의 경우 전용 84㎡ 최고 분양가격은 11억6800만원이다.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해당 면적 건축비는 6억5291만원으로 비중이 55.9%다. 광명시에서 선보인 '트리우스광명'도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56.1%를 차지한다.

분석 단지 가운데 '이문 아이파크 자이(건축비 비중 32.5%), '광명센트럴아이파크(46%) 등이 평균 수준을 보였다.
이들 단지의 경우 건축비 총액이 주변 단지보다 1~2억원 가량 낮았다.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건축비와 토지비 비중이 전국은 4대6. 서울은 3대7 등으로 분양가격에서 토지비 비중이 컸다"며 "하지만 토지비는 소폭 오르고, 건축비가 폭등하면서 분양가격의 절반을 건축비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의 임원은 "시장에서는 분양가격이 높다고 하는데, 집값 반등폭보다 공사비 인상폭이 더 크다"며 "집값 반등이 아직 제한적이다보니 공사비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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