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이 먹여살리는' 제주공항..점심은 한산했다

      2023.10.29 15:29   수정 : 2023.10.29 15: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7일 오전 7시 방문한 제주국제공항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국제선 출구에는 한자로 된 팻말을 연신 흔들고 있는 가이드들이 꽤 눈에 띄었다. 주변에서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중국어로 제주공항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다만 중국인을 제외하면 국제선을 이용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오가는 사람이 끊이지 않던 국내선 출입구와 달리 국제선은 점심시간 다소 한산했다.
손종하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장은 “제주공항은 국제선의 중국 노선 비중이 약 80% 수준으로 다른 공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일본, 미국 등 수요처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中 의존도 높아 여객 회복률 41%대
제주국제공항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1년에 265만명 넘는 국제선 여객이 방문하는 인기 공항이었다. 이는 전국 4위 수준으로 당시 국내 기준 제주공항의 연간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2.9%를 넘었다.

올해도 순위는 같지만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9월 누적 제주공항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1.7%다. 이 기간 제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약 80만명으로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여객 회복률은 약 41.4%다. 인천공항 74.9%, 김포공항 69.2%, 청주공항 67.6% 등 국내 다른 국제공항들보다 상당히 더딘 모습이다.

제주공항의 국제선 여객 회복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서 제주를 방문하는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손 공항장은 “중국의 한국향 단체관광 제재와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며 (중국) 방문객이 줄었다”며 “이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주공항 국제선 회복률이 낮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바운드 여객(외국인의 제주도 방문)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도 회복율이 느린 이유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 대비 인구가 적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출국) 여객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제주공항 측 설명이다. 손 공항장은 “제주 도민 인구는 70만명이 좀 안된다”며 “인바운드보다는 아웃바운드가 중심인 다른 지방 공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제주공항 국제선 전체 이용객 가운데 인바운드 여객 비중은 80~90%에 이른다.

'새단장' 면세점, 쇼핑객 '북적'...수요 다변화 숙제
제주공항은 최근 진행한 ‘롯데면세점 새단장’을 비롯해 ‘K뷰티 팝업스토어’, ‘플래시 몹’ 등을 통해 국제선 여객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7월 이후 약 3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26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방문한 롯데면세점에는 3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물건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었다. 김동하 한국공항공사 운영계획부 차장은 “리뉴얼 전과 비교해 브랜드가 20여 종 늘었다”며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은 11월 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플래시 몹(불특정 다수가 미리 정한 장소에 모여 약속한 행동을 하고 흩어지는 퍼포먼스)을, 중순에는 K뷰티 팝업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팝업스토어는 국제선 내 일정 공간에서 한국 뷰티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주공항은 이와 함께 화장품 증정 이벤트도 열겠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늘어나는 수요를 고려해 제주~도쿄 노선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공항은 올해 연말 국제선 여객 회복률 목표를 코로나19 전 대비 50%(약 130만명)로 잡았다.
손 공항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제주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제주공항의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요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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