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가자지구 지상전에 "선 넘었다" 대응 경고

      2023.10.29 20:00   수정 : 2023.10.29 2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입이 확인되자 선을 넘었다며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 대통령, 가자지구 지상전에 "선 넘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의 이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글을 썼다.

그는 이스라엘과 유대인 민족주의자(시오니스트)를 언급하며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레드 라인을 넘었고 모두가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라이시는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저항 세력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전장에서 분명한 대답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전부터 하마스를 지원했다고 알려진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공습을 계속하자 이를 지속적으로 비난했다.

지난 14일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2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이 이날 유엔의 중동 특사 토르 벤네슬란드를 만났다고 전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은 하마스에게 붙잡힌 민간인 석방을 돕고 싶다면 서도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특히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습과 포격을 이어가던 이스라엘군은 지난 12일 소규모 수색대를 가자지구에 보내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수색 작전을 벌였다. 이어 23일과 25일에는 야간에 전차와 보병들을 가자지구에 투입, 제한적인 기습 작전을 진행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27일 밤부터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작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28일 브리핑에서 "가자 지구에 진입해 보병, 기갑, 공병 부대, 포병이 참여하는 지상 작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격렬한 전투 끝에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점령하고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파괴 및 인질 구출 목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와 전쟁이 2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며 "2번째 단계의 목표는 분명하다.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력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약 200명의 인질을 납치했다고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28일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이 억류 중인 모든 수감자와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바꾸는 즉각적인 교환 협상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에 대해 "이란의 지원 없이는 하마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란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하마스가 지난 7일 자행한 공격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이란이 지난 7일 공격에 개입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서방을 적대시하는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다.

서방 언론들은 지난 22일 이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복잡한 국내외 사정 때문에 미국 및 이스라엘과 정면 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은 그동안 지원했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조직들에게 약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무장조직들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상대로 저강도 도발을 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이란은 전면적인 충돌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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