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동안 준우승만 9번' 박현경, 우승 恨 풀고 눈물 펑펑

      2023.10.29 18:28   수정 : 2023.10.29 19:44기사원문


통산 3승에서 4승까지 무려 2년 반이 걸렸다. 박현경이 수많은 징크스와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드디어 정상에 등극했다. 무엇보다 무관중 대회가 아닌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의 첫 번째 우승이라서 더욱 뜻깊다.



박현경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최종일 연장전에서 이소영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 2021년 5월 크리스 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제패 이후 910일 만에 거둔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통산 3승을 따낸 뒤 그동안 무려 9번이나 준우승에 그쳤던 박현경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박현경은 2022년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이소영에게 당한 연장전 패배까지 되갚았다. 박현경은 또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박현경은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5위(8억3867만원)로 올라섰다.



박현경의 우승은 매우 극적이었다.

박현경과 이소영은 최종 라운드를 똑같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마친 뒤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박현경은 1차 연장전에서 우승을 놓칠 뻔했다. 이소영이 우승에 매우 근접하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박현경은 18번홀(374m)의 티샷이 러프에 빠졌다. 반면, 이소영은 페어웨이에 들어갔다. 이소영은 3.3m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 되는 상황. 하지만 박현경은 무려 16.6m의 버디 퍼트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소영의 3.3m 우승 퍼트는 살짝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박현경은 극적으로 파를 만들어내며 승부를 2차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2차 연장전에서는 박현경의 공세가 시작됐다. 박현경은 티샷을 페어웨이 중간에 정확하게 꽂았고, 131m 세컨 샷도 온 그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소영은 티샷이 벙커에 들어갔고, 세컨 샷이 물속에 빠지면서 1벌타를 받고 온 그린에 성공했다. 즉 박현경은 '파'만 하면 우승이 확정되는 유리한 상황. 박현경 6.8m 버디 퍼트를 안전하게 홀컵에 갖다 붙이는 선택으로, 파로 마무리해 통산 4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박현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펑펑 눈물을 쏟으며 "통산 3번째 우승 이후 2년 반 동안 무려 9번의 준우승을 해서 내가 정말 기회를 못잡는 선수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캐디인 아빠랑 든든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도 바람도, 퍼팅 라이도 저보다는 아빠가 더 잘보는 것 같다. 제가 이전에 했던 3번 대회에서는 무관중 대회였는데, 팬분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뽑아낸 황정미가 3위(5언더파 283타)에 올랐다. 임진희, 방신실, 성유진, 이채은, 배소현 등 5명이 공동 4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상 포인트 2위 임진희는 공동 34위(3오버파 291타)에 그쳐 대상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한 이예원과 격차를 좁혔다.
이예원은 상금, 대상, 평균타수 1위를 그대로 지켰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이소미는 62위(10오버파 298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소미는 다음달 2일 개막하는 S-오일 챔피언십에서 또 한번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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