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러시아 공항에서 이스라엘발 여객기 습격

      2023.10.30 09:42   수정 : 2023.10.30 09: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지방 자치 공화국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공항을 습격해 난동을 피웠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공항을 점거하고 이스라엘인을 찾아다녔다.

범아랍 매체 알자자라방송에 따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마하치칼라 공항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난입했다.

다게스탄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놓인 캅카스 지역에 속해있다. 해당 지역에는 이슬람 신자들이 많으며 다게스탄 공화국의 경우 인구의 약 80%가 이슬람 신자들이다.
현재 다게스탄 공화국은 러시아 연방의 북캅카스 관구에 속해있다.

이날 이들은 활주로까지 들어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으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을 막아섰다. 동시에 여행객들의 여권을 확인하며 이스라엘인을 찾았다. 시위대는 경찰차를 뒤집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에 현지 경찰들은 허공에 총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소동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의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한 직후 벌어졌다. 다게스탄 보건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마하치칼라 공항 사건으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하여 치료중이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항공청은 비행장에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다음 달 6일까지 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에서 "상황은 통제되고 있고 법집행 기관이 현장에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북캅카스 연방관구 내무부는 공항에 난입한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영상을 확인할 것이며 관련자들은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게스탄 자치 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연방 당국과 국제기구들이 가자 주민들에 대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파괴적인 집단의 도발에 굴복하거나 사회에 공황 상태를 조성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자치 정부 수장은 "오늘 마하치칼라 공항에 모인 사람들의 행동은 심각한 법 위반"이라며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법률 집행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폭도들의 거친 선동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캅카스 이슬람 신자들의 반감은 이스라엘이 전날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확대하자 크게 증폭되었다.
29일 같은 북캅카스 연방관구에 속한 카바르디노 발카르 공화국의 수도 날치크에서는 유대인 센터를 노린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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