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지금은 전쟁할 때" 휴전 거부...하마스에 납치된 군인 구출
2023.10.31 03:56
수정 : 2023.10.31 03:56기사원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지금은 전쟁을 할 때라면서 유엔 등이 요구하는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스라엘국방군(IDF)은 이날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여군 한 명을 구출했다.
진주만, 9·11사태와 같아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은 미국이 당한 1941년 진주만 피습, 2001년 9·11테러와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이런 일을 당하면 전쟁 외에는 길이 없다면서 지금 휴전할 생각은 결코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휴전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면서 "미국이 진주만 폭격, 또는 9·11테러 공격 뒤 휴전에 동의하려 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스라엘도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 뒤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휴전 요구나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굴복하라는 요구, 테러리스트들에게 항복하라는, 야만주의에 항복하라는 요구는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네타냐후는 성경에는 평화로워야 할 시기가 있다는 구절이 있지만 "지금은 전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물러나야 할 것은 자신이 아니라 바로 하마스라고 화살을 돌렸다. 네타냐후는 "우리는 그들(하마스)을 물리쳐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을 것"이라면서 "그것이 목표이자 의무이다"라고 말했다.
인질 여군 구출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7일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던 오리 메기디시 상병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지난 밤 지상작전 도중 메기디시 상병을 구출했다면서 건강 상태가 좋고, 가족과도 재회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구출 정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마스는 앞서 7일 가자지구 봉쇄를 뚫고 지상과 공중, 해상을 통해 이스라엘 남부로 침투해 군인과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인질들도 잡아간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확인된 인질 규모가 240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하마스는 미국인 모녀 2명과 이스라엘 할머니 2명을 풀어준 바 있다.
이스라엘이 작전을 통해 인질을 구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자지구 지상전 확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보병, 기갑, 공병, 포병을 추가 배치하고 하마스 대원 수십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 외곽까지 접근했다고 말했다. 또 전차들이 버스를 포함해 민간 차량들에도 무차별 포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혔던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 샤니 루크(22)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스라엘은 인질 구출 협상보다 하마스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IDF는 최근 수일 가자지구 탄약저장고, 대전차미사일 발사대, 하마스 은거지 등을 포함해 목표물 600여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지난 주말 포격이 병원지대 인근으로까지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 지상전을 확대하면서 전력, 수도, 연료, 식량 공급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시리아·서안·레바논에도 폭격
각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중동·아랍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시리아에서 로켓이 발사된 뒤 간밤 시리아 '군사 인프라'를 폭격했고, 전투기 한 대는 팔레스타인 서안 북부 지역 제닌 시의 무장세력을 공격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 전투기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람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아울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레바논 헤즈볼라 거점에도 포격했다. 이곳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공격을 강화한데 따른 보복이었다.
한편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과 포격 등으로 가자지구에서 8000여명이 숨졌고, 2만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앞서 하마스는 7일 이스라엘을 기습침공해 1400여명을 살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