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 갤럭시·디스플레이가 메꿨다"...삼성, 올해 첫 '兆 단위' 영업익 (종합)
2023.10.31 10:58
수정 : 2023.10.31 10:58기사원문
삼성전자는 메모리업체들의 감산 노력에 힘입어 고객사 재고 건전화로 반도체 업턴(경기 상승국면) 시기가 임박한 가운데 인공지능(AI)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고부가 제품 판매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영업익, 2분기보다 264% 증가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7조4047억원, 2조43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3·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규모에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20개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추정치)에서는 매출액 67조7035억원, 영업이익 2조2085억원을 예상한 바 있다.
희비 교차한 메모리·非메모리
부문별로는 반도체(DS)부문이 매출 16조4400억원, 영업손실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2·4분기 적자 4조3600억원 보다 손실폭이 6100억원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초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LPDDR5x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비메모리 사업부는 여전히 고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템LSI는 모바일을 비롯한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재고 조정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은 지속되었으나,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하는 등 미래 실적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갤럭시·디스플레이가 효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44조200억원, 영업이익 3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의 매출은 30조원,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MX는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로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2·4분기 대비 견조한 성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등 3분기 신제품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였다"면서 "플래그십 비중이 확대되면서 판매단가가 상승해 전반적인 매출이 성장했으며 두 자리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사업부는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감소로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성수기 효과 감소로 전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사업부는 프리미엄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의 경우 글로벌 TV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에도 △Neo QLED △OLED △초대형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대하고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을 개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2200억원, 영업이익 1조94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8400억원) 대비 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대형 패널은 수율 향상 및 원가 개선 등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전장부문 자회사 하만은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냈다. 전장 고객사의 수주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및 카오디오 판매 확대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모리 시황과 IT 수요의 회복에 기대 건다"
삼성전자는 4·4분기 글로벌 IT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S부문은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에 집중하고 디스플레이와 DX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정상화로 메모리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추어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3·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한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를 위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의 경우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신규 응용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대형은 라인업 확대 및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내 기반 강화 및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MX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폴더블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서 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 두 자릿수 성장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스마트폰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