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퍼펙트 스톰…공급망·수출 다변화 시급"

      2023.11.01 13:30   수정 : 2023.11.01 14: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금리와 전쟁, 지경학적 분열 등 페퍽트 스톰(복합위기)가 몰려오며 한국 경제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부품과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중국·중립 등으로 진행되는 경제 블록화를 대비해 적극적 기술 혁신과 부품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월 1일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글로벌 무역 파고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제2회 BOK-KCCI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전 세계에 통용되는 제품을 대량으로 싸게 잘 만들면 수출이 잘 돼 왔지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며) 이제는 작게 쪼개진 시장에 맞춤형 솔루션 어프로치 수출 전략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저탄소 친환경 제품과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우리 경제의 자원과 자본을 재배치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경학적 분열과 인구 감소의 뉴노멀 시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저성장·소득과 부의 양극화·물가 불안정 등 삼중고에 처해 있는 한국 경제에 고금리, 전쟁 그리고 지경학적 분열 등 퍼펙트 스톰(복합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프렌드쇼어링(우호국이나 동맹국들과 공급망 구축)이 진행되며 미국-중국-중립 블록 등으로 나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부품과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산업 구조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 대담자로 나섰으며 토론 및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을 리드했다. 미·중 갈등 대처 방안과 경제안보 전략뿐 아니라 국가 경제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인구구조 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경훈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연구위원은 "전환기를 맞아 반도체, 배터리,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종별 맞춤형 통상·산업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국내 반도체 산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팹4(미국, 일본, 대만, 한국) 등 우방국 중심 공급망 체제 내에서의 포지셔닝이 중요한데, 최근 반도체 수출구조 상 경합도가 높아진 대만과의 경쟁관계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배터리 산업은 높은 원자재 조달 리스크와 낮은 국내 생산량을, 철강업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제도 시행으로 비용부담 급증 가능성을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 위기의 극복과 새로운 길 모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는 △WTO 등 국제기구의 관계 변화와 통상 전략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지역적 관점에서의 통상정책과 경제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내년에는 거시·금융과 기업·산업을 대표하는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의 장점을 살려 BOK-KCCI 세미나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마련을 위한 '연결과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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