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 강조한 尹 "재정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 죽어"

      2023.11.01 16:08   수정 : 2023.11.01 16: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건전재정 확보를 거듭 강조하면서 민생에 직결되는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민생을 위해 긴축재정이 불가피함을 재차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 카페에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죽는다"며 "서민들이 정치 과잉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 않다"며 "결국은 돈이 드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


긴축재정의 필요성은 1980년대 초 전두환 대통령 시절 김재익 경제수석의 사례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때 정계에서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 재정을 잡아서 인플레이션을 딱 잡았다"며 "물가를 잡으니까 가정주부들이 이제 가계부를 제대로 쓸 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요구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서민을 두툼하게 지원하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하면 아우성"이라며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열린 마포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계기가 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29일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도전했다"며 "정치선언문 첫 페이지에 마포 자영업자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학창시절 자주 다닌 돼지갈비 식당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근 자영업자들이 대거 폐업하는 상황을 들은 일화와 영업규제로 사업을 접은 뒤 극단적 선택을 했던 맥줏집 사장 사례를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여기를 다시 와 보니까 좋은 말씀을 경청하러 왔지만 무엇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며 "정부는 국민이 못 살겠다고 절규하면 바로 듣고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본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민생의 고충과 정부에 바라는 건의 사항을 진솔하게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의견 하나하나를 경청하고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했으며, 향후 정책 방향과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이날 제기된 민생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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