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막았을 뿐, 살해 의도 없다"는 최윤종…부검의 "가능성 낮아"
2023.11.01 17:39
수정 : 2023.11.01 17: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피해자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일 뿐 살해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가능성이 낮다는 부검의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강대현·김소연 판사)는 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를 부검한 부검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재 최씨 측은 피해자의 목을 눌러 질식시킨 것이 아니라, 옷으로 입을 막는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렀다며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이같은 최씨 측 주장에 대해 "코와 입을 막는 것은 비구 폐색성 질식인데, 보통 코에 눌린 흔적이나 입술이 치아에 닿은 흔적이 발견된다"며 "피해자에게서는 이러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코뼈 골절에 대해서도 "만일 코뼈가 골절될 수준까지 압박한 것이라면 치아에 의한 압박흔이나 열창이 발생해야 하는데, 흔적이 없다"며 "종합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직접적으로 목에 외력이 가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최씨의 범행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B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출동 당시 상황에 대해 "112 신고가 접수되고, 등산로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모자, 핸드폰 등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며 "이후 밑으로 내려가니 마스크 등도 떨어져 있었고, 비탈길을 올라오는 최윤종과 마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피해자는 신체를 흔들어도 응답하지 않았고, 호흡이나 맥박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옷가지가 흐트러져 있는 모습 등을 보고 범인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혼잣말하는 것을 들은 게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B씨는 "혼잣말은 계속 많이 했다.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너무 빨리 잡혔다'라는 식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체포 당시 아는 사람인지 등을 물었는데 답변하지 않고, 피해자가 처음부터 누워있었다고만 했다"며 "이후 성관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한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사망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19일 숨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