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들, 이스라엘 주재 대사 소환·외교 단절...라파통로 다시 열려
2023.11.02 01:44
수정 : 2023.11.02 01:44기사원문
중남미 국가들이 앞다퉈 이스라엘과 국교를 단절하고 대사를 소환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전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 가운데 이같은 외교단절, 대사 소환이 줄을 잇고 있다.
이스라엘 인접국 요르단도 1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한편 이날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통로가 열려 주민들의 피난이 시작됐다. 또 이집트에서 보낸 구급차들이 가자지구 부상자들을 이집트 병원으로 후송하기 시작했다.
외교관계 단절·대사 소환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볼리비아는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무고한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데 대한 반발이었다.
칠레와 콜롬비아는 면담을 이유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했다.
볼리비아의 국교 단절 결정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이뤄졌다.
볼리비아 대통령 마리아 넬라 프라다가 자국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와 만난 뒤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단절 결론을 내렸다.
프라다 대통령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볼리비아 정부는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난민이 됐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에서 볼리비아의 결정을 비난했다.
볼리비아가 테러리즘과 이란 아야툴라 정권에 굴복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단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에서 볼리비아의 이같은 결정은 스스로 하마스 테러기구와 노선을 같이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어 볼리비아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양국 관계는 사실상 빈 껍데기였다고 강조했다.
볼리비아는 이전에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적이 있다. 2009~2020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행동에 반발해 외교관계를 끊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도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했다.
요르단도 대사 소환
요르단도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반발이었다.
요르단 부총리 겸 외교장관 아이만 사파디는 1일 성명에서 대사 소환은 이스라엘에 전쟁을 종식토록 하기 위한 압박이라고 밝혔다.
사파디 부총리는 이어 현재 요르단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이스라엘로 돌아가 있는 상태라면서 그의 귀임 역시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내거나 인도적 위기가 해소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통로 개통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통로를 통해 외국인 피난이 재개됐다.
노스시나이 적색초승달 사무총장 라에드 압델 나세르는 라파통로를 통해 외국 국적자 500여명이 이집트로 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통로는 이스라엘이 자국과 연결된 가자지구 통로를 모두 봉쇄함에 따라 유일하게 외부와 연결된 통로지만 그동안 이스라엘 측이 이를 봉쇄해왔다. 그러나 1일 오전 통로가 다시 열렸다.
통로 재개통으로 외국인들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이중국적자들의 이집트 피난이 시작됐다. 이들은 통로 개통을 기다리며 이미 이집트 입국 수속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이집트에서는 라파통로를 통해 구급차들이 줄지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가자지구 부상자들을 이집트 병원으로 후송하기 위한 구급차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성명에서 이집트가 가자지구 환자 81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