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3.8%↑.. "연말 3%내외"라던 한은, 전망조정 시사

      2023.11.02 14:08   수정 : 2023.11.02 14: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3.8% 올라 지난 3월(4.2%) 이후 7개월래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3%대를 보이자 한국은행에서도 당초 전망 조정을 시사했다. 연말 물가상승률을 3% 안팎으로 예상하던 한국은행은 "물가 흐름이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웃돌 것"이라며 전망치 상향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은행은 2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했다.
지난 9월 상승률(3.7%)보다 0.1%p 높은 것으로,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3%대 상승이다.

김 부총재보는 10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국제유가가 9월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석 이후 크게 하락하던 농산물가격이 예년과 달리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라며 "전월보다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전기·도시가스가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농산물과 석유류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상승률이 전월대비 0.1%p 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0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90.5달러로 90달러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1775.9원, 1690.3원으로 전월대비 상승했다.

추석 이후 떨어지던 농산물가격도 올해 10월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예년(2011~2022년) 10월중 전월대비 5.2% 하락했던 농산물가격은 올해 10월 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3.5% 올라 추석연휴가 있던 9월(7.2%)에 비해서도 상승폭이 컸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상승률이 전달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지난 10월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2% 올랐다. 지난 8월과 9월 3.3%씩 올랐던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축소된 것이다. 김 부총재보는 "공공서비스물가 오름폭이 확대됐지만 개인서비스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높여잡을 가능성을 열어뒀다.김 부총재보는 "최근 유가·농산물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국은행은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연말 물가상승률이 3% 내외로 둔화될 것이라고 해왔는데 이번 점검회의에서는 해당 표현이 빠졌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전반적으로 8월 전망경로를 웃돌고 상방리스크가 커졌다"며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3.5%) 전망치가 바뀔지는 유가 등 데이터를 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0%, 연간 물가상승률은 3.5%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는 각각 3.0%, 3.4%로 예상한 바 있다.
다만 8월 전망은 하반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84달러로 전제한 결과라서 9~10월처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가면 물가상승률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유가가 추가로 크게 상승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김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이달에 이어 앞으로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높아진 농산물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유가가 추가로 크게 상승하지 않는 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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