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뜨거운 감자 '메가서울'.. 한은의 판단은? "권역별 거점도시가 현실적 전략"

      2023.11.02 16:12   수정 : 2023.11.02 1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메가서울', '권역별 메가시티'를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2일 "거점도시 위주의 성장 전략이 실현 가능한 균형발전 패러다임"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비수도권 중소 도시들을 각각 발전시키는 것보다는 일부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을 시키는 게 수도권 팽창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에서 거점도시로 이동이 늘어날 경우 30년 후에는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50%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2일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이 발표한 '지역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이슈노트에 따르면 비수도권 지역들이 비슷한 규모를 가지는 것보다는 일부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게 수도권 팽창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역경제조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자료를 보면 거점도시권(2~4위 도시)이 비수도권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낮아졌다"면서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발전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했다.
△대도시보다 도지역에서 수도권 이동 성향이 강하고 △인구감소 시대 비수도권 중소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운 데다 △비수도권의 방사형 도로망 등을 고려하면 거점도시 위주 성장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 거점도시로의 이동이 크게 증가하면 2053년에는 수도권 인구비중이 49.2%까지 하락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50.6%가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의 인구 집중도는 OECD 26개 국가중 1위다. 특히 호남, 대경, 동남권에서 청년이 유출돼 서울로 유입한 결과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수도권 인구증가의 78.5%가 '청년 유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의 이동추세가 지속되면 2053년 수도권 인구비중은 53.1%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청년층의 서울 쏠림 현상은 전국 출산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역경제조사팀은 "수도권에서 청년 유입으로 증가한 출생아는 2만5000명으로 비수도권 출생아수 감소(3만1000명)를 상쇄하지 못해 전국적으로 6000명의 출산손실이 발생한다"면서 "서울 등의 인구밀도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전국 출산손실이 4800명 수준"이라고 했다. 비수도권의 청년 순유출율이 높아질수록 전국 출산율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청년층의 서울 쏠림현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격차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달 평균 실질임금 격차는 2015년 34만원에서 2021년 53만원으로 커졌다. 2015년 비수도권 청년이 한 달 100만원을 벌 때 수도권 청년이 134만원을 벌었다면 2021년에는 153만원을 버는 등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1000명당 의사수는 0.31명에서 0.45명, 고용률은 3.8%에서 6.7%p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가 확대됐다.

지역경제조사팀은 "청년 유출지역은 노동공급 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미스매치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고용률은 하락했다"며 "특히 이동성향이 강한 고학력자 유출은 지역의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고 했다. 대졸이장 청년층 순유출이 1%p 높아질 때 향후 5년간 평균상승률은 0.05~0.06%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거점도시들에 청년층이 순유입되고 있다.
거점도시 지식서비스업이 인근 지역에 비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에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은 △주요 사회기반시설·문화·의료시설 및 공공기관 이전의 거점도시 집중 △거점도시-인접지역 통합 관리 광역기구 활성화 △교통체계 및 지역개발 등 행정구역간 시너지 확보 △거점도시 집적 인프라·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거점도시 도심 내 지식산업의 집적 및 클러스터 간 거리 단축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기 판교와 같이 IT나 지식서비스 분야를 한 곳에 집중시켜 혁신역량을 높이고 거점도시 도심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