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창 시신 2일 화장.. 당국 '경계' 삼엄
2023.11.02 15:52
수정 : 2023.11.02 15:52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당국이 지난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힌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시신이 2일 화장됐다.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리 전 총리에 대한 영결식을 진행하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장소는 발표하지 않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바바오산 혁명공원이 민감한 구역으로 설정됐으며, 바바오산 지하철역도 잠정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또 바바오산 일대 등에 대한 교통 통제가 실시됐으며 버스는 우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만의 한 시사 평론가는 “리 전 총리를 추모하려는 주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당국은 인파가 모이는 조문 활동이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뒤흔든 두 차례의 톈안먼 사건은 모두 지도자급 사망 후 추모식을 계기로 촉발됐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비판이 쏟아진 1976년 4·5운동은 그해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 후 본격화됐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6·4시위는 이보다 2개월 전 후야오방 총서기 별세가 불을 지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31일 관영통신 신화사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우수한 당원,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 17·18·19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 국무원 총리였던 리커창 동지의 시신이 11월 2일 베이징에서 화장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화장 당일 톈안먼과 신화문(중난하이 정문), 인민대회당, 외교부, 홍콩, 마카오, 해외 대사관 등에 조기를 게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