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기후변화·고령화 등 금융시장 패러다임 전환"

      2023.11.02 18:38   수정 : 2023.11.02 18:38기사원문
"기후위기, 불평등, 정부의 신뢰, 민주주의의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모든 나라, 개개인이 나서야 극복할 수 있다."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IGE)과 하나금융그룹이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기후변화는 실존적 위기"라고 경고하며 "강력한 기후 행동을 조기에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 표준을 만들어 기업들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기후 변화와 불평등을 비롯한 현시대가 처한 복합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ESG 표준 만들어야

'글로벌 경제 복합위기 속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해법 제시'를 주제로 진행된 연설과 토론에서는 세계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은 물론 지속가능성장을 가능케 하기 위한 ESG 투자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국제사회 분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국제사회가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자 민간 부문에서 ESG 활동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들이 ESG 경영 자체를 늦춰도 된다는 신호를 주지 않도록 보다 세심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인구고령화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금융과 경제 여건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 금융회사, 주요 투자자들이 협력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한다면 대한민국 금융산업과 경제가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곧 저성장… 달러당 130엔 갈 것

'새로운 국제질서와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차관은 내년 여름까지 엔화 가치가 꾸준히 상승해 달러당 130엔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미스터 엔'으로 알려진 그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0년대 일본 외환정책을 총괄하며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끼친 바 있다.

사카키바라 전 차관은 "미국의 경우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들어섰지만, 일본의 경우 계속해서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곧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나 내년 일본의 성장률은 일본 기준으로 꽤 높은 수준으로 2% 정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이 주요 선진국 중 성장률 상승세를 유지하고, 미국이 성장률 부진을 보이면 엔화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진 발표 세션에서는 '이번엔 다르다'의 저자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크 매콤 블랙록 부회장, 에릭 어셔 UNEP 금융이니셔티브 대표, 브라이언 브룩스 전 미 통화감독청장(OCC)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새로운 국제질서와 글로벌 경제 전망 △지속가능성장 강화를 위한 ESG 투자와 경영의 핵심 가치 제고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AI) 혁명 속 금융서비스산업과 국제금융센터의 재편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회복을 위한 금융의 역할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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