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돈 빼는 개미들… 공모주에는 兆 단위 뭉칫돈

      2023.11.02 18:46   수정 : 2023.11.02 18:46기사원문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모주 시장에는 조 단위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장주, 가치주 등 주요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단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모주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반청약을 진행한 새내기주 12곳(스팩 제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20대 1로 나타났다.

9월의 696대 1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급등한 것이다. 절반에 해당하는 6곳은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신성에스티다. 청약 경쟁률은 1891대 1로, 12조3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신성에스티는 2004년 설립된 2차전지 전장부품 전문기업으로,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의 핵심 부품을 제조한다.

공정환경 제어장비 전문기업 워트가 1781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워트의 증거금은 총 5조7908억원이었다. 이밖에 퀄리타스반도체(1632대 1), 유진테크놀로지(1506대 1), 퓨릿(1415대 1) 등도 1000대 1을 훌쩍 뛰어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단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모주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 당일 곧바로 매도하는 '단타'로 접근했을 경우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의 상장 당일 수익률은 44.3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7.59%)을 압도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익 기회가 더 많은 것으로 여겨지는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공모주 시장을 볼 때 상장 첫날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단타를 통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된 점도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흐름에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공모 일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한 예비 상장사 대표는 "공모주는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증시 침체로 인해 상장 시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공모주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어 시기를 늦추기보다는 빠르게 상장하는 편이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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