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디즈니·티빙 OTT 구독비 오른다…현실화된 '스트림플레이션'
2023.11.03 06:03
수정 : 2023.11.03 06:03기사원문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줄줄이 오른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달부터 구독료를 월 4000원 올렸고, 티빙은 다음 달 기존보다 20~23% 인상한다.
넷플릭스는 2일부터 계정 공유를 유료화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전날 '다른 가구와의 계정 공유 관련 안내'라는 메일을 한국 구독자들에게 발송했다. 한집에 살지 않는 누군가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회원'이라는 유료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스탠다드(월 1만3500원) 이상 등급의 멤버십을 구독한 가입자가 한집에 살지 않는 친구, 가족 구성원 등과 계정을 함께 쓰려면 개당 월 5000원인 '추가 회원'을 구매해야 한다.
이로써 공유 계정 이용자들은 사실상 구독료를 더 내야한다. 예컨대 프리미엄 멤버십 가입자가 한집에 살지 않는 친구 3명이랑 인당 월 4250원씩 내면서 '마스크걸', '이두나!' 등을 시청해 왔는데 앞으로는 친구 2명과 인당 월 9000원씩 내야 한다.
프리미엄 멤버십의 추가 회원 구매 개수는 최대 2개라 한집 밖 계정 공유 가능 인원도 최대 2명이다. 결국 구독료(1만7000원)에 추가 비용(1만원)까지 더하면 총 2만7000원이 되는데 계정 소유주 포함해 3명이 나누면 9000원이 된다.
◆'무빙' 흥행에 구독료 인상 '찬물' 부은 디즈니+
앞서 하루 전날인 1일 디즈니플러스는 예고대로 한국에서 구독료를 인상했다. 기존 단일 멤버십(월 9900원)을 스탠다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으로 개편했다. 기존 멤버십 기능(4K 화질, 동시 접속 가능 기기 최대 4대 등)은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만큼 사실상 월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같은 날 한국에 계정 공유 금지가 적용된 약관도 시행했다. 넷플릭스처럼 '추가 회원' 기능은 없으며 공유 계정 이용자는 새 계정을 만들어 멤버십을 구독해야 한다. 당장의 단속이 이뤄지진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실제 단속이 시행될 예정이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컴퍼니 대표가 지난 8월 계정 공유 단속 시행 시기를 내년 중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가격 인상, 계정 공유 단속은 한국뿐만 아니라 서비스 중인 전 세계 주요 국가 모두 적용된 조치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번 구독 정책 변경으로 향후 흑자 전환, 가입자 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 전 세계 구독자 수는 분기마다 줄고 있다. 지난해 4분기 240만명, 지난 1분기 400만명이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170만명이나 줄었다. 이러한 영향에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부는 지난 2분기에만 5억1200만 달러(발표 당시 약 673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구독료 처음 올린 티빙, 토종 OTT 최초 광고요금제 도입
구독료 인상은 토종 OTT도 피할 수 없었다. 고물가 시대에 콘텐츠 제작·투자비도 오르면서 티빙이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 첫 삽을 팠다.
티빙은 다음 달 1일에 구독료를 올린다. 신규 가입자 기준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으로 각각 1600원, 2600원, 3500원 인상됐다.
구독료 인상에 따른 회원 탈퇴 등 반발을 우려했는지 티빙은 기존 가입자 구독료 인상을 내년 5월(구독료 변경 사전 동의 시)로 미뤘고 tvN, JTBC 등 29개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했다.
아울러 인상 발표일에 드라마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 예능 '환승연애 시즌3' 등 내년도 콘텐츠 라인업도 공개했다. 구독료 인상을 납득할 만한 킬러 콘텐츠들을 충분히 갖췄다는 걸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티빙은 토종 OTT로는 처음으로 광고 요금제(월 5500원)를 내년 1분기에 도입한다.
티빙 관계자는 "국내·외 OTT 시장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광고 사업이 부상하고 있고 티빙도 변화에 발맞춰 광고 요금제 출시를 결정했다"며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으로 광고 시장 핵심 축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왓챠도 광고요금제 도입 검토…쿠팡은 변화 X
국내·외 OTT들이 요금 체계를 다변화하면서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는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웨이브와 왓챠는 현재 구독료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고 요금제 도입은 수익 개선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지난달 7일 부산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에 몇 가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광고 모델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왓챠 허승 이사도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는 광고 요금제 도입, 요금 인상 등을 당분간 검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이커머스 멤버십인 '로켓와우' 부가서비스 개념이라 다른 곳과 달리 구독료로 수입을 벌지 않는다. 콘텐츠 투자도 모두 쿠팡 재원으로 해결한다.
하지만 쿠팡이 OTT 사업모델로 벤치마킹했던 아마존은 현재 월 14.99달러(약 2만원) 통합 멤버십 외에 프라임 비디오만 별도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월 8.99달러(1만2000원)에 팔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 투자 확대를 이유로 내년부터 프라임 비디오에 광고를 게재할 것이라며 광고를 시청하지 않으려면 월 2.99달러(40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도 해외축구, 포뮬러 원(F1) 등 스포츠 중계권과 영화·드라마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추후 재원 확보가 불확실해지면 요금 체계를 다변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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