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비축했다 방출"....'물가방어 최전선' aT 이천비축기지
2023.11.04 08:00
수정 : 2023.11.04 0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찾은 경기 이천시 대월면에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이천비축기지. 한 곡물 창고에 들어서니 콩이 담긴 커다란 포대가 질서정연하게 쌓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영백 이천비축기지 관리 소장은 "콩 같은 식량 작물은 병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기위해 8~10도로 서늘하게 보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대 1개에 들어간 콩은 총 1t. 필요할 때 시장에 바로 내놓을 수 있도록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받은 등급에 따라 선별 포장되어 있었다.
aT는 전국에 총 14개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이천비축기지가 가장 큰데 농산물 2만3253t을 보관할 수 있다.
최근 급변하는 기후와 예측하기 힘든 기상 현상으로 농산물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물가를 자극하면서 '비축 기지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정부의 수급정책 집행과 관리 기관으로서 주요 농산물을 수매해 기지에 보관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해당 농산물을 시장에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콩, 참깨, 감자, 밀 같은 작물과 마른 고추(건고추)뿐 아니라 무 등 채소류도 수급 불안에 대비해 기지에 비축한다. 배추는 0도에서 최장 4개월간, 무는 최장 5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는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비축기지가 들썩이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 제어의 '최전선'에 있는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세계 식량을 포함한 자원의 무기화 경향이 심화되면서 식량 안보가 글로벌 화두로 떠올랐다. 국제 식량 공급망 교란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온다. 한국은 주식인 쌀은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가 늘어나는 밀, 옥수수, 콩 등은 자급률이 저조해 사실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기준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0.2%로 OECD 38개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밀 콩 가루쌀 등 기초 식량 작물의 자급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aT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밀·콩 등 국산 식량 작물을 다량 수매 보관하고, 이를 충당할 비축기지 신설도 추진한다.
김춘진 aT 사장은 "전북 부안·전남 나주·경남 함양 등 3개 지역에 총 7만5000t 비축이 가능한 밀 전용 비축 기지를 지을 계획"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곡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설치 등 미래 식량 안보 강화에 앞장 서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