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 흑채도 NO"..반도체 공장 방불케 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2023.11.05 15:04
수정 : 2023.11.05 17:11기사원문
지난 2일 찾은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의 심규현 세종제조기술팀장(상무)은 반도체기판 업황과 세종사업장의 사업현황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설명했다. 1991년 PC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생산을 시작으로 삼성전기 기판사업의 첫 발을 뗀 세종사업장(당시 조치원사업장)은 1997년 고부가가치 기판인 반도체 패키지기판 생산을 통해 당시 일본산 기판 독점 시대를 마감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을 기술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전자부품산업의 산실이다.
삼성전기의 기판사업은 핵심인 모바일용 플립칩(FC)-칩스케일 패키지(CSP)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세종사업장을 비롯해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를 생산하는 부산사업장, FC-BGA와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사업장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유일' 임베딩 기술로 '초격차' 달성
임승용 삼성전기 세종단지장(부사장)은 이날 "삼성전기의 세종사업장은 4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1855명의 제조·연구·개발 인력들이 상주 중"이라며 "패키지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이 2조원 가량이었는데 이중 1조2500억원이 세종사업장의 매출"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 국내 사업장 중 유일하게 반도체 패키지기판 단일 제품을 생산하는 세종사업장은 기판 핵심 기지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AP, 메모리 반도체, 5세대(G) 안테나와 같은 통신모듈 및 전장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패키지기판을 생산 중이다. 특히, 플래그십 모바일 AP용 기판은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심 팀장은 세종사업장의 강점으로 '임베딩 기술'을 꼽았다. 임베딩 공법은 기존 기판 위에 배치했던 캐패시터(축전기)와 같은 수동부품을 기판 내부에 내장시키는 기술이다. 임베딩 공법을 통해 신호 경로 길이를 줄여 전력 손실을 50% 이상 줄일 수 있고, 고속 신호 전달에도 유리하다. 현재 삼성전기는 국내 기판 업체 중 유일하게 임베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부터 임베딩 기술을 시작했다"면서 "신공장을 포함해 기존 공장에서도 이노베이션(기술 혁신) 등을 통해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황 어려워도 투자 계속.."내년 제5공장 준공"
모바일·PC 등 전방산업의 위축 가운데서도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은 예정대로 내년 5월 신공장을 준공하며 '5공장 시대'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제5공장은 반도체공장에 근접한 수준의 환경 관리와 로봇 및 자동화에 의한 물류·생산 관리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전장을 비롯해 기술 난도가 높은 차세대 제품의 공정이 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찾은 세종사업장 제1~4공장의 작업환경은 '청정'과 '무인'으로 압축됐다. 모든 출입자는 방진복과 방진모, 실내화를 신고 30초간의 에어샤워를 통과해야 한다. 또 외부 물질 유입이 치명적인 제품 특성상 선크림, 틴트, 속눈썹, 마스카라, 흑채 사용도 금지된다. 또 클린룸에서는 감광성 필름이 하얀색 빛에 반응하기 때문에 클린룸 안팎에 노란조명이 비춰졌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평소에는 빛 반응과 보안상의 이유로 창문을 닫아둔다"며 "미세한 먼지 등 이물질로도 수율과 제품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어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