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은 파리 날리는데"..여객 넘치는 청주공항의 숨은 비밀
2023.11.05 16:12
수정 : 2023.11.05 16:12기사원문
【 청주(충북)=김영권 기자】 지난 3일 오전 찾은 청주국제공항은 제주도와 떠나려는 여행객들과 국제선을 타려는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청주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지방국제공항 가운데 가장 빠르게 국제선 여객이 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월간 기준 국제선 여객 회복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다.
김공덕 청주국제공항장은 "올해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한 연간 여객 목표가 360만명이었는데 올해 말까지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면서 "국제선의 경우 지난해 12월 처음 부임했을 당시만 해도 사람이 너무 없어 걱정했지만 최근 여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국제선 여객 100만 기대
실제로 최근 시작된 동계시즌 일정을 감안하면 청주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0월까지 티웨이항공, 에어로케이, 사천항공 등 3개 항공사가 5개국 8개 노선을 주 114편 운항하던 것에서 동계시즌에는 이스타를 포함해 4개 항공사가 6개국 12개 노선을 주 198편 운항한다. 슬롯 신청 기준이지만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100만명이 훌쩍 넘는 규모다.
김 공항장은 "청주공항을 운항하는 국제선 항공기가 190여석이고 탑승률 80%를 잡고 1년을 계산하면 수치상으로는 150만명에 육박한다"면서 "에어로케이가 필리핀 클락을 운항하는 등 노선도 보다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의 경우 인천보다 동선이 짧아 탑승 시간이 단축되는 데다가 시간당 슬롯도 올해 더 늘어나면서 여객확대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는 과정에서 거점항공사인 에어로케이와의 시너지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국제선 노선이 급감하는 와중에도 거점항공사가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는 신뢰가 바탕이 되면서 공항 운영에 있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벌써 주차난…주차대행 등 인프라 구축 시급
다만 국제선을 비롯한 여객이 급증하며 과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도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차 등 편의시설 부족이다. 현재 청주국제공항의 총 주차면은 올해 초에 3주차장 499면과 4주차장 463면을 추가해 4857면 수준이다. 지방국제공항으로서 절대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경기도 등 주요 이동지에서 자차로 이동하는 여객이 많다보니 벌써부터 주차 부족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에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해 여객 400만명 돌파가 유력한 상황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주차난이 우려된다. 실제로 이날도 청주국제공항 1주차장과 주차타워는 주차된 차들로 빼곡했다.
청주국제공항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12월부터 중·소규모 공항 최초로 주차 대행 서비스를 도입한다. 현재 사용중인 주차 공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서비스 도입을 통해 조금 먼거리의 주차부지를 활용해 이용객 동선을 최소화하고 여객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공항장은 "동선이 조금 먼 곳에 주차하는 여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주차 대행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금 업체 선정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서비스 가동을 통해 여객 편의를 개선하고 내년 상반기에 주차면수를 500면 이상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교통 인프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주요 여객층이 오는 서울이나 남부 수도권과의 교통 연결성은 KTX, 고속·시외버스 등으로 다양한 편이지만 잠재 배후수요인 충청, 전북, 경북 등과의 교통 연계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 확대를 위한 지자체와의 협업도 중요한 과제다. 그 중에서도 쇼핑몰이나 숙박시설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배후 인프라 구축은 시급하다.
김 공항장은 "청주공항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배후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충북도에 공연, 문화 전시 및 복합 상업시설을 갖춘 아레나를 구축하는 등 지자체와 연계해 배후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400만명 돌파가 전망되는 가운데 한곳에서 운영되는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 분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는 관련 내용을 포함한 인프라 전반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