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13가지 수법 다 썼다"…33년 '사기전문'검사 "나도 깜빡 속을 정도"

      2023.11.07 05:30   수정 : 2023.11.07 05: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3년 동안 ‘사기 전문 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임채원 변호사가 전청조(27)씨의 사기수법에 대해 “나도 깜박 속을 정도. 남현희씨(42)가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그동안 수사 경험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사기 치는 수법이 평생 한 가지 내지 두 가지인데, 전씨는 13가지 수법을 뒤섞어 썼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씨가 13가지 패턴을 다 썼다기보다는 그게 뒤섞여 있다”며 “첫 번째는 미안할 정도로 잘 해주는 것이다.

고급 외제차도 사주고 명품 백에다가 1박에 1200만원 정도 드는 그런 데도 (묵게 해 준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판단을 못할 정도로 그냥 물량 공세를 해대니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전씨는 자기가 재벌 3세라는 걸 과시해서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었다”며 “계속 물량 공세를 한 것도 최면에서 깨어나지 않아야 더 큰 사기를 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기꾼들이 많이 하는 ‘유명 인사를 안다’는 병풍 치기도 했다”며 "'남현희와 결혼할 사람'이라는 말로 자신을 신뢰하게끔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전씨가 남씨를 찾아가 ‘일론 머스크하고 조만간 시합한다’며 접근한 것도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승부사인 남현희로서는 한참 어린 사람이 ‘꼭 이기고 싶다. 당신이 최고다’며 도움을 청할 때 도와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생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변호사는 남씨가 ‘숙주’로 이용당했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남 씨에게 들어간 돈이 10억 가까이 되는데, 더 큰 사기를 치기 위한 어떻게 보면 미끼 같은 것”이라며 “그런 일례로 남 씨 소개를 통해서 대한펜싱협회에 지금 30억원을 투자하겠느니 이런 얘기를 했다. 이게 그대로 계속 갔으면 이걸 토대로 해서 더 큰 사기를 쳤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6일 전씨를 상대로 접수된 고소·고발 11건과 진정 1건 등 총 12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전씨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은 20명, 피해액은 26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이 중 1건에는 남씨도 공범으로 적시돼, 남씨 역시 6일 피의자로 입건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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