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소변·모발서 ‘음성’ 나와도 다리털 등 다른 체모 검사 남아

      2023.11.07 18:19   수정 : 2023.11.07 19:39기사원문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 중인 배우 이선균씨(사진)에 대해 모발 정밀검사 후에도 음성반응이 나오자 추가 조사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마약 투약자들은 근시일 내에 투약했을 경우 간이 시약검사나 모발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다. 다만 모발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추가 검사를 통해 양성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게 경찰 및 법조계의 판단이다.



■마지막 체모검사 관심 집중

7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씨에 대한 추가적인 마약검사를 고려 중이다. 일반적인 마약류 검사는 크게 소변검사(간이 시약검사)와 모발검사(정밀검사)로 나뉜다.
소변검사는 약물이 대사 과정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다만 투약한 지 열흘가량 지난 마약은 검출되지 않는다. 모발검사의 경우 마약 성분이 모세혈관을 타고 털의 뿌리인 모근에 흡수되는 원리를 활용한다. 모발은 통상 한 달에 1㎝씩 자라는데 이씨의 사례처럼 8~10㎝의 머리카락으로는 최근 10개월 정도의 마약 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씨는 두 가지 검사 모두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마약 사건을 자주 다룬 변호사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이씨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다리털과 겨드랑이털, 음모 등 체모를 활용한 검사가 남아있다. 체모를 활용한 검사는 마약 투약 혐의자들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모발을 염색·탈색·삭발하는 경우에 주로 이뤄진다. 실제 배우 박유천은 지난 2019년 모발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다리털에 남아있던 약물 성분이 검출돼 덜미를 잡힌 적이 있다.

프로파일러로 활동 중인 배상훈 전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형사법상 진술이 있어도 증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경찰 입장에서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체모를 이용한 마약검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발검사의 경우 약 100가닥 정도의 모발이 필요하지만 다른 신체부위에 난 털은 이보다는 적은 양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모를 통한 마약검사는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마약 투약 여부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마약 투약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난관 예상되는 경찰 수사

체모를 이용한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온다면 경찰 입장은 난처해질 수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하고서도 물증을 잡아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도 "(마약 투약) 고의성이 없으면 혐의 적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이씨는 마약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부정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4일 진행된 경찰 소환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이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 대한 마약 투약혐의 수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씨와 마찬가지로 권씨도 간이 시약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정밀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를 지낸 예상균 법무법인 KDH 변호사는 "모발을 포함한 체모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려면 피의자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어야만 가능하다"며 "다리털과 겨드랑이털, 심지어 음모를 수십 가닥을 뽑는 행위는 수사의 목적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먼지털이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면 경찰도 부담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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