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박근혜, 12일만에 다시 회동..보수통합 행보

      2023.11.07 18:55   수정 : 2023.11.07 18: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7개월만에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았다. 특히 대구 사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2주일도 안돼 다시 만났다. 보수진영 단합의 조치로도 풀이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옛 친박근혜계 단속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이날 주요 행사를 소화한 윤 대통령은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난데 이어 대구 시내 전통시장인 칠성시장도 방문하면서 민생행보도 챙겼다.

이후 윤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1시간 가량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이 지난 10월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에 방문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4월에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집 안에서 맞았으나,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현관 진열대에 놓인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선보인데 이어,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밀크티와 감과 배를 정성스레 준비하는 등 극진하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2주일도 안 된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난 것을 놓고 보수진영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같은 통합에는 옛 친박계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집권여당을 이탈해 영남권에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이준석 신당론 등이 거론돼 여권 분열 움직임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회동으로 내년 총선에서의 보수통합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뚜렷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없지만 짧은 기간에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영남권에서의 옛 친박 세력의 출마 움직임과 이준석 신당론 등으로 여권이 분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행보로 정무 행보를 가진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칠성시장을 찾아 민생행보도 챙겼다.

윤 대통령이 칠성시장을 방문한 건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윤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에게 다가가 안부를 묻고 상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한 채소 가게에서 앉아 상인 부부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눈 윤 대통령은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파시는 분들은 좀 나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은 또 어려움이 많지 않겠냐, 그래서 가급적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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