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24시간 굶었다"는 말에 모유 내어준 엄마 경찰.. '특별승진' 했다

      2023.11.09 08:49   수정 : 2023.11.09 0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오스티'로 인해 멕시코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작업 중 굶주린 아기에게 자기 모유를 직접 먹인 멕시코시티 경찰이 특별 승진했다.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지역경찰청 역할을 하는 치안부(SSC)에 따르면 파블로 바스케스 카마초 멕시코시티 치안장관은 아리스베스 디오니시오 암브로시오 경찰관을 게레로주 아카풀코에서 허리케인 피해자를 헌신적으로 지원한 공로로 진급시켰다.

암브로시오는 이번 진급으로 초급 관리자에 준하는 계급(Suboficial)을 달았다.




카마초 치안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는 시민에 대한 봉사의 소명을 충실히 이행해 국격을 드높였다"며 "그의 활동은 모두를 위한 휴머니즘의 좋은 사례"라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을 게시했다.

앞서 암브로시오는 지난달 29일 최고 등급(5등급) 허리케인 '오티스'가 휩쓸고 간 아카풀코에서 다른 동료와 함께 구조작업을 하던 중 생후 4개월 된 유아에게 모유 수유를 했다.


당시 아기 보호자는 "집은 이미 쑥대밭이 된 상태에서 이유식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아기가) 24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암브로시오는 "나 역시 엄마면서 모유 수유 중이기 때문에 당신이 괜찮다면 아기에게 모유를 줄 수 있다"고 말한 뒤 안전 장비를 벗고 아기에게 수유를 시작했다.

SSC는 지난달 30일 공식 X(트위터)를 통해 암브로시오가 건물 계단에 걸터앉아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공개했고, 이는 SNS를 통해 확산돼 화제를 모았다.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매체는 5살, 1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암브로시가 모성 본능에 이끌려 아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암브로시오는 "아이 울음소리가 심상치 않아 본능적으로 다가갔다"며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제가 한 일은 거의 없었지만 피해 가족을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새벽 멕시코 서부 해안가를 강타한 허리케인 '오티스'는 유명 휴양도시인 아카풀코와 그 주변 도시에 큰 피해를 입혔다.


멕시코 정부에서 제공하는 허리케인 오티스 일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기준 48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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