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이재명 앞에서 "정쟁 좀 그만합시다"
2023.11.09 09:26
수정 : 2023.11.09 09:26기사원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 추진위원회’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행사장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리해 있었다.
'김대중 탄생 100주년' 행사 찾은 국힘 혁신위원장
인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에 꼭 한 말씀을 전라도 말로 '해야 쓰겄다'"라며 "민주당도 그동안에 크게 자랑할 게 없다. 김 전 대통령처럼 정쟁을 그만 좀 하고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길로 가셨으면 참 고맙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 사랑이 뭡니까 사랑이. 남의 허점을 덮어주고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이제 정쟁 좀 그만합시다”라고 말했다.
이때 좌중에서는 박수가 나왔지만 이 전 대표는 무표정이었다. 일부는 '국민의힘만 잘하면 된다', '윤석열한테 해라' 등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여기 오니까 절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거 같다. 당 안에서보다”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의사가 아주 쓴 약을 처방했다. 그 약을 먹고 (당이) 빨리 낫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1994년 광주에서 김대중 선생님을 독대했다. 그 자리에서 저는 통역을 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한이 가득 차 있었다'고 느꼈다"라며 "경찰이 몇 년 동안 따라다니는 것에 대한 한을 풀지 못했고, 저는 만나자마자 '왜 보복하지 않느냐'고 물었다"라고 회상했다.
DJ 목소리 흉내내면서 '김대중 정신' 강조.. 웃음과 박수 터져
인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김 전 대통령이 "인 원장, 보복이라는 것은 못 쓰는 것이여", "남자면은 (넬슨)만델라, 만델라처럼 살아야 해" 등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좌중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연신 터져 나왔다.
인 위원장은 “그런데 김 전 대통령의 1998년 영광스러운 취임식 날 보니 머리가 벗겨진 분(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 분 계시더라, 옆에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있고”라며 “그래서 속으로 아주 분노를 했다. 이 거룩한 장소에”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저 사람은 진짜 실천하는구나. 참으로 노벨상감이구나”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끝으로 "정치도 모범적으로 바뀌어서 (다른 나라가) 우리 같은 정치를 갖고 싶어하는 나라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같은 행사 축사에서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지금 다시 김대중 정신을 되새긴다”라며 “저희들이 그 뜻을 이어가겠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내년 봄 반드시 전국 곳곳에 행동하는 양심을 꽃피우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권력이 파괴해 가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민생 경제를 다시 살려내겠다”라며 “대통령님의 내년 15주기 영전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기필코 알리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