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작이라더니 결산분배 받을 쌀이 없다"

      2023.11.09 14:58   수정 : 2023.11.09 14: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은 올해 수확 성과를 과시하면서 각 농장의 연간 알곡 생산량과 재정 등을 총화하는 결산분배를 평년보다 유례없이 앞당겨 진행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결산분배 이전에 애국미를 미리 공제하겠다고 해서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연간 결산분배가 실행된 이후에 진행한 것에 비해 미리 공제한다고 발표했지만 농민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 주민처럼 장사도 제대로 못하는 농민들에게 국가가 1인당 50kg을 애국미 명목으로 강제로 징수하는 것은 '농민은 굶어 죽으라는 처사'라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단 설명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10월10일 당창건 기념일 전부터 올해 작황이 풍년을 이뤘다며 쌀마대를 산처럼 쌓아놓고 결산분배가 시작됐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평안남도 은산군 읍 농장에서 일하는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올해 결산분배는 200kg인데 애국미를 50kg 공제하면 실제로 받게 되는 결산분배는 150kg지만, 그마저도 1차, 2차, 3차로 애국미 징수가 계속돼 사실상 결산분배로 받는 것은 없다고 봐야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농민이나 공장 노동자가 저축한 여유 식량을 애국미로 징수해 국가 양곡으로 확보, 곡물 수급에서 국가의 주민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황해남도를 중심으로 30여 개의 농장에서 결산분배가 진행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전에 낙후하던 농장들이 작년에 비해 많은 알곡을 증수했고 특히 농사가 잘 되지 않던 함경북도가 풍작을 이루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풍년을 거두었다는 선전을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현재 국가 알곡생산계획을 수행한 농장의 비율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북한 관영매체가 황해남도의 농사가 잘되었다고 선전하는 비율은 높지만 다른 주요 곡창 지대인 황해북도, 평안남도, 평안북도는 그렇지 못다는 것은 북한 당국의 선전이 거짓임을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일부 지역에서 풍작을 자랑하며 잔치를 벌였지만,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북한의 대중국 쌀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올해 작황이 풍년을 가져왔다면 수확작물은 최소 600만t으로 추산되지만 공장노동자들에 대한 식량배급이 진행돼야 한다"며 "북한주민들의 식량사정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북한 매체의 주장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